사회홍의표

법원이 허락한 '20명'…3.1절 보수집회 가보니

입력 | 2021-03-01 17:58   수정 | 2021-03-01 18:05
어제 서울시는 지난 26일까지 신고된 3.1절 도심집회는 1670건, 2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보고했습니다.

혹시 지난해 광복절 집회처럼 허가 인원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역시 언론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예고한 서울 광화문 누각 앞 집회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들은 이른 시간부터 몰려들었습니다.

이 집회는 참가 인원이 스무 명 아래로 제한되고 명부 작성을 비롯한 방역수칙을 지켜야한다는 조건아래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습니다.

조건을 어기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경찰은 광화문 누각 주변 인도에 철제 폴리스라인을 설치했습니다.

주최 측은 단체 회원들만 집회에 참석시키고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하게 했습니다.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집회가 시작된 11시 기준으로 모인 인원은 모두 합해 열 서너 명, 스무 명이 채 안 됐습니다.

근처 다른 집회로 향하는 몇몇 시민들이 이따금씩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기는 했지만, 행진이나 대규모 집회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집회를 신고한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대표는 ″애초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은 없었다″며 ′10명 이상의 집회를 막는 서울시의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 자체에 의미를 두기 위해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차량 시위 행렬′도 다시 등장했지만…]</strong>

비슷한 시각 서울 독립문 주변에서도 역시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태극기를 꽂은 차량 9대가 서울 도심을 순회하는 ′차량 시위′였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방역통치 거부′, ′우리는 저항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차량에 붙인 채 독립문 주변에서 동대문역 사이를 오갔습니다.

오후에는 ′국민대연합′과 ′비상시국연대′ 등 다른 단체들 역시 차량 행진을 벌였는데, 마찬가지로 ′9대 이하′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큰 혼잡이 빚어지진 않았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산발적인 시위에도 경찰은 ′진땀′]</strong>

소규모 집회가 산발적으로 열렸지만 ′집회 인원 제한′ 기준을 따져야하는 일선 경찰들은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서울 명동 주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집회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경찰이 처음부터 9명까지만 들어가도록 통제선을 치면서 공간 분리는 해놨지만, 한때 개인 방송 진행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통제선 주변에 몰리면서 어수선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집회 장소에 모인 사람들을 모두 세어봤을 때 신고 인원인 9명은 넘었지만, ′집회 참가자′와 ′잠시 구경하는 행인′을 명확히 구분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경찰들의 설명입니다.

′거리두기′를 하라는 경찰의 제지에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도 있긴 했지만, 큰 충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경찰 ″3.1절 집회 안정적 마무리…불법 행위는 엄정 대응″]</strong>

경찰은 서울 전체에 118개 중대, 경력 7000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결과적으론 지난해 ′광복절 집회′와 달리 오늘 집회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게 서울경찰청의 입장입니다.

다만 보신각 주변에서 신고하지 않은 채 집회를 열려고 한 40여 명에 대해선 사법처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