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손하늘

[단독] 한동훈, 의원 휴대전화 빌려 "당대표 지시다‥본회의장 집결하라"

입력 | 2024-12-05 16:57   수정 | 2024-12-05 16:59
12·3 비상계엄 사태 발발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지시로 의원들이 국회가 아닌 당사에 모여들 당시, 한동훈 대표가 현역 의원의 휴대전화를 직접 빌려 ″본회의장 집결이 당대표 지시″라는 글을 올리는 등 여당 서열 1·2위가 정면으로 맞부딪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 ″의원총회 장소가 어디냐″는 소속 의원들의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당시 한동훈 대표와 함께 중앙당사에서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한 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와 달라″고 올렸고,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추경호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 등에게도 따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추 원내대표는 밤 11시 13분과 새벽 0시 6분 ″국회 통제로 인해 지금 즉시 중앙당사 3층에 모이라″고 공지했습니다.

본회의장 내 복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시간이 없는데 더는 안 되겠다″며 의원들을 불러모을 방법을 수소문했고, 원외 당대표여서 현역 의원단 대화방 참여가 불가능하자 주변에 있던 한 영남권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대표는 빌린 휴대전화를 이용해 ″당대표 한동훈입니다. 의원님들은 본회의장으로 오십시오. 이것은 당대표 지시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작성해 대화방에 올렸습니다.

이 당시 본회의장 바로 아래층 원내대표실에 머물고 있던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이같은 지시에도 집결지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한 목격자는 ″한 대표 자신도 차량 통행이 막혀 국회도서관 인근 작은 문을 비집고 걸어서 들어왔던 상황″이라며 ″한 대표가 ′한시가 급한데 이게 말이 되느냐′는 취지로 분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목격자도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대표 지시에 훼방을 놓은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