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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괜괜' 진서연 "손석구 우정출연인데도 엄청난 준비, 특유의 껄렁함을 말 맛 살려" [영화人]

입력 | 2025-02-23 10:01   수정 | 2025-02-23 10:01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하 괜괜괜)에서 외로운 완벽주의자인 국립예술단의 마녀 감독 설아를 연기한 진서연을 만났다. '설아'는 완벽한 자기 관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으로 최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예술 감독이지만 어쩌다 '인영'(이레 분)과 한집 살이를 하게 되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인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 작품의 캐스팅 제안을 받고 "이거 나한테 온 거야?"라는 질문을 여러 번 했다는 진서연은 "감독님께서 내가 무용과를 가려다가 못 갔고 평소에도 무용에 관심이 많은 걸 아셨다더라. 그래서인지 제안을 주셨다. 기쁘면서도 부담이 엄청 되는 역할이었다. 무용수 출신의 예술감독인 데다가 춤도 직접 추는 장면이 있고 이레와 듀엣으로 추는 장면도 있고, 춤을 끝내주게 춰야 하는데 한국 무용은 손 끝, 발 끝 모양 하나를 잡는데 평생을 다 바치는 작업인데 준비할 시간은 짧았다."라며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진서연은 "입시로 무용을 준비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개인 사정으로 입시 한 달 전에 사라지셔서 급하게 특기로 연극영화과를 가게 되었다. 한국무영과 현대무용으로 입시 준비를 하긴 했지만 그것도 벌써 15년도 전의 일이다. 두 달 반의 준비기간이 주어졌지만 시간이 너무 짧아서 연습을 엄청 많이 했다"며 무용 전공생이 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게 된 이유를 짧게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다면 저도 대충 했을 텐데 배우는 얼굴을 바꿔 끼울 수 없지 않나. 이왕에 하기로 했으니 매일 선생님과 5시간씩 연습하고 개인 연습도 매일 2~3시간씩 대관해서 했다."며 영화 속 독무와 이레와의 듀엣 댄스를 얼마나 준비했는지 이야기했다.

진서연이 선보인 춤은 전통 한국 무용이라기보다 현대 무용에 가까웠다. 그는 "전통 한국무용만 추게 되면 관객들이 재미를 못 느낄 것 같아서 현대무용과 적절히 섞었다. 전통적인 육고무도 있고 부채춤, 칼춤도 있었지만 이런 건 우리만 아는 한국무용 아닌가. 외국인이거나 한국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춤을 봤을 때는 무속신앙을 떠올리거나 흥미를 못 느낄 수 있으니 적절히 안배했다. 그런데 워낙 K-POP이 유명하다 보니 이레가 추는 프리스타일 춤이나 현대무용 장면들을 해외의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육고무도 압도당했다는 말을 하더라."라며 보기 드물게 한국무용을 소재로 하되 적절히 현대무용과 섞어 색다른 볼거리를 안겼던 영화의 설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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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있고 예민한 예술단장을 표현하기 위해 진서연은 작품 속에서 굉장히 마른 모습을 보였다. "감독님이 뼈 말랐으면 좋겠기도 해서 관리를 했다. 특히 춤추는 씬 촬영 이틀 전부터는 물도 끊고 침도 뱉어가면서 근육에 날이 서 있게 만들었다. 그 신을 살리려면 몸을 예민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근육은 날이 서 있는데 한국 무용의 태까지 살리느라 최선을 다 했다. 보통 감독들은 배우가 다이어트하면 그만해도 된다고 한다. '독전'을 할 때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밥 먹으라'라고 했는데 이번 감독님은 예민덩어리로 보여야 한다면서 그만하라는 말을 안 하시더라"라며 감독이 원하는 몸을 만드느라 고생했음을 알렸다.

진서연은 원래의 시나리오보다 완성된 영화가 100배는 더 좋아졌다고 하며 "배우들의 연기, 촬영 감독님의 표현, 감독님의 디렉팅 덕에 입체적으로 변했다. 시나리오는 무난하고 따듯했는데 완성된 작품은 너무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며 "손석구는 나와 동갑이다. 짧은 촬영이었는데 엄청 편하게 베스트프랜드처럼 잘했다. 영화 속에서는 제가 무표정에 얼음공주처럼 나왔지만 촬영 이외의 수다들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우정 출연인데도 불구하고 손석구는 대본을 엄청 많이 수정하고 준비를 해왔더라. 자기의 말 맛을 잘 살려냈다. 지루한 어른들의 대화일 뻔했는데 손석구 특유의 껄렁함을 살려 꼰대 같지 않게 표현했다. 그 덕에 이레와의 케미도 더 좋았다."며 손석구의 노력을 공개했다.

후배 배우 이레에 대해서는 "천재다, 천재!"라며 칭찬을 이어갔다. "감독님이 뭘 요구하면 바로 흡수해서 반응하고 계속 쌓아가더라. 어린데 바로 캐치하는 것도 놀라웠고 저와의 밸런스도 계속 잘 맞추더라. 저는 계속 얼음공주 모드인데 이 친구는 통통 튀었다가 기가 죽었다가를 얼마나 줄타기를 잘하며 연기하던지!"라며 이레의 천연덕스러운 호흡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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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레는 한 번만 봐도 외우는 천재더라.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하고 영어도 잘해서 너무 신기했다."라고 극찬을 하며 이레와의 듀엣 댄스 씬에서는 대놓고 사랑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에둘러 장밋빛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등 뒤로 살짝 미소만 지으며 연기했다며 이틀 동안 공들여 찍었음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레의 라이벌이자 주요 인물인 정수빈에 대해서도 "정수빈이 연기한 나리의 상태가 수빈과 같았다. 이 작품이 정수빈의 데뷔작인데, 너무 긴장도 되고 잘해야 하고, 실패하면 안 되는 캐릭터인데 실제인지 캐릭터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수빈이 현장에서 긴장도가 높았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였다"며 칭찬했다.

이영화를 연출한 김혜영 감독은 이병헌 감독과 함께 JTBC의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공동연출했었다. 그래서 현장에 이병헌 감독이 응원을 와줬다고. "시사회에도 오셔서 너무 좋은 글을 써주셨다. 가슴 따뜻하게 남는 100개 안에 드는 영화라고 하셨는데, 저희 영화가 '집으로' 같이 따뜻하고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며 이병헌 감독의 메시지를 해석하기도 했다.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2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