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달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아사달은 빈티지하면서도 발칙한 로큰롤 음악을 주로 다루는 4인조 밴드로, 김주혁, 김규식, 김현산으로 이뤄졌다. 아사달은 등장과 동시에 "다들 놀 준비됐냐. 자 같이 뛰어 보자"라고 외친 후 따라 부르기 쉽고 중독성 높은 '나나나' 가사를 연거푸 외치며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호응 참여를 유도했다. 쉴 새 없이 다음 곡으로 분위기를 이어간 이들은 구성원 소개부터 세 번째 곡의 무대까지 선보이는 등, 주어진 공연 시간을 남김없이 사용하며 한편의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3부의 엔딩은 이랑이가 담당했다.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 실용음악과 4기로 구성된, 경쾌하고 와일드한 록을 선보이는 평균 18세의 3인조 밴드답게 통통 튀는 에너지와 개성 가득한 음색을 뽐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젠 3팀의 무대만 남겨놓은 상황. 4부의 시작을 앞두고 마이크를 잡은 건 블루디였다. 은지원, 송민호, 그루비룸 등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이력이 있는 아티스트로, 무대 위에 오른 그는 "평소엔 그러지 않은데 앞에 너무 멋있는 밴드 분들이 많이 오셔서 긴장을 좀 했다. 첫 번째 들려드릴 곡은 '행성'이라는 곡이다. 누구나 한번쯤 우울하고 나 혼자 기분이 붕 떠있을 때가 있지 않냐. 그럴 때 난 나 혼자 다른 행성에 있는 것 같다 생각하곤 하는데, 그런 마음을 담아본 곡이다"라고 인사를 먼저 건넨 뒤 '행성'으로 무대를 시작,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색깔 짙은 보컬로 무대를 채웠다. 첫 곡의 무대를 마친 그는 "다음 곡은 '화분'인데, 내게 사랑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고자 만든 곡이다. 그래서 '비가 와 내 마음은 젖어있지만 언제든 와서 뿌리를 내려줘'라는 가사도 있는데, 좋게 들어주시길 바란다"라고 소개한 후 팬들을 위한 무대를 꾸몄다.
다음은 '내일'과 '더 날 것으로'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밴드 투모로우가 팬들 앞에 섰다. 멤버들은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타이를 맞춰 입어 청춘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멜로디도 마찬가지였다. 세련되면서도 시원한 기타 사운드와 보컬로 귀를 사로잡은 것. 이어진 '플래닛' 무대에선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라는 가사로 떼창을 유도하며 관객들과 함께 순서를 마쳤다.
엔딩 무대는 주현미의 친딸 수연과 변요한의 사촌 동생 소정이 속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오아베가 꾸몄다. 가볍고 밝은 이지리스닝의 곡을 주로 다루는 3인조 여성 밴드로, 지난해 8월 '마이 파라다이스(My Paradise)'로 데뷔했다. 평소 듣기 쉬운 노래를 주로 다루는 오아베인 만큼 이날도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곡들로 경연을 포근하게 마무리 지었다.
모든 무대가 끝난 뒤 우승자를 가릴 시간이 찾아왔다. 심사위원단으로는 음악 전문 매거진 IZM 손민현 편집장, 드러머 최현진, 음악 평론가 서정민갑, 스포츠Q 박영웅 기자, 롤링홀 대표 김천성이 참여해 아티스트의 음악성, 무대 장악력, 성장 가능성을 다각도에서 평가했다.
평가는 총 5가지 기준으로 이뤄졌다. 우선 곡의 구성과 편곡, 연주력과 보컬력을 확인하는 '음악적 완성도'(30점)와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평가하는 '대중성/시장성'(25점),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를 보는 '무대장악력/퍼포먼스'(20점), 그리고 음악적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는지, 또 차별화된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독창성/발전 가능성'(20점)과 리허설 및 무대 준비 태도를 확인하는 '수행능력'(5점) 등 총합 100점으로 구분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먼저 준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이 공개됐다. 2위에 오르며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 출연 기회를 얻은 건 투모로우. 서로를 감싸안으며 기쁨을 표현한 멤버들은 울컥하는 마음을 애써 참으며 "좋은 결과 얻을 수 있게 도와준 멤버들에 고맙다. 데뷔한 지 6~7개월 정도 됐는데 얼마 뒤 첫 단독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모두 메인 스테이지에서 만나자"라고 소리쳤다.
우승자도 공개됐다. 1위 트로피를 가져간 건 바로 아사달이었다. 아사달은 "아래에서 톱2 발표를 부럽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이름이 호명돼 기쁘다.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페스티벌에서 뵙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