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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했다. 올해 영화제는 통상 10월이던 일정보다 이르게 문을 열었고, 높은 습도와 늦더위 속에서도 야외 레드카펫과 개막식 현장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병헌이 단독으로 맡았다. 그는 “30년 전 부산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다. 저도 1995년에 첫 영화를 찍으며 30년차 배우가 됐다”며 “영화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이 있다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개막작은 그가 주연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다.

레드카펫에는 손예진, 한소희, 전종서, 김유정, 김영대, 한효주, 전소니, 김민하, 홍경 등 국내 스타들과 함께 사카구치 켄타로, 마르코 벨로키오, 밀라 요보비치 등이 참석해 현장을 달궜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는 사전 예고 없이 ‘깜짝 손님’으로 등장해 환호를 이끌었다. 최근 미국 LA에서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 ‘화이트 로투스’ 시즌3 출연자 자격으로 참석했던 그는 이틀 만에 부산 레드카펫에 서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 갔다.
해외 게스트의 발걸음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 ‘프로텍터’로 돌아오는 밀라 요보비치는 남편 폴 앤더슨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아 팬들의 환호에 손키스로 화답했다.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는 가족과 함께 레드카펫에 올라 신작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프로젝트 Y’의 한소희와 전종서는 손을 맞잡고 등장해 케미를 과시했고, 배우 신예은은 중계 카메라를 향해 ‘특급 애교’를 선보여 현장을 웃음짓게 했다. 한편 최근 사생활 논란이 제기된 사카구치 켄타로는 레드카펫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예정돼 있던 기자간담회는 취소해 여운을 남겼다.
개막식에서는 공로 시상도 이어졌다. 한국영화공로상은 정지영 감독에게 돌아갔다. 정 감독은 “검열과 독점, 외화 공세 속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싸워왔다. 잠깐 위기에 처해 있지만 보석 같은 한국영화를 많이 찾아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샤넬과 함께 제정한 여성영화인상 ‘카멜리아상’은 대만의 실비아 창이 수상했으며, 아시아영화인상은 이란의 자파르 파니히 감독이 받았다.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은 이탈리아의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에게 수여됐다.
올해 BIFF는 출범 30주년을 맞아 공식 국제경쟁 부문을 신설, 경쟁 영화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아시아 작품 14편이 5개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며, 심사위원장은 나홍진 감독이 맡았다. 상영은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진행된다. BIFF의 산업 마켓 플랫폼인 ‘2025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20~23일 벡스코 제2전시장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26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이어진다. 화려한 스타 군단과 ‘깜짝 손님’의 등장, 공로와 연대를 기리는 시상, 경쟁 체제로의 전환까지, 30번째 생일을 맞은 BIFF는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며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