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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컨베이어에 끼여 골절…"죽음 무릅쓰고 작업"

또 컨베이어에 끼여 골절…"죽음 무릅쓰고 작업"
입력 2019-12-26 20:03 | 수정 2019-12-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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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2년 동안 36명의 노동자가 숨져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이 붙은 회사, 바로 현대 제철입니다.

    올해 초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한 노동자가 숨진데 이어 얼마전 바로 그 컨베이어 벨트에서 하청 노동자가 하반신을 못쓰게 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올해에만 2천 4백여 건의 안전 위반 사항이 적발돼서 정부가 개선 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무사하다 벌어진 일입니다.

    김성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현대제철 당진공장 내부입니다.

    컨베이어벨트가 굉음을 내며 쇳덩이들을 쉴 새 없이 실어나릅니다.

    광물들이 여기저기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컨베이어벨트 곳곳에 가림막, 이른바 '스커트'가 설치돼 있습니다.

    지난 17일 하청노동자 장재문씨는 이 컨베이어벨트와 스커트 사이에 하반신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점검용 발판을 만들라는 원청의 지시에 따라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벨트가 작동하면서 순식간에 몸이 빨려들어간 겁니다.

    [장재문/사고 피해 노동자]
    "진짜 이렇게 죽는구나. 온 몸은 기계 안으로, 점점 기계 안으로 들어가고 있고, 제 엉덩이뼈를 짓누르면서 막 내려가는데, 아 진짜 너무 고통도 너무 심하고 쇠를 사람이 또 어떻게 이겨요?"

    골반과 다리 뼈가 골절되는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고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장재문/사고 피해 노동자]
    "컨베이어벨트 사고 나면 무조건 다 사망 사고라는 걸 알고 있어요. (원청에) '나는 설치 못하겠다. 무서워서' 말을 했어요.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 알고 이런 걸 작업을 시키냐…"

    멈춰있던 컨베이어벨트는 왜 다시 작동됐을까.

    먼저 정비업무를 위해선 컨베이어벨트 전원을 아예 차단시켰어야 하는데 사고 당일 현대제철이 작성한 작업 허가서나 일지에선 전원 차단 조치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컨베이어벨트 작동 스위치를 끄고 켜는 건 원청의 지시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박광원/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부장]
    "생명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꼭 하거나, 하지 않으면 작업을 할 수 없다고 (피해 노동자가) 얘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노동자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도 않고요."

    사고 당시 컨베이어벨트를 비상정지시키는 '풀코드 장치'는 또 먹통이었습니다.

    [박광원/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부장]
    "일단은 첫번째 풀코드 스위치가요, 당겼을 때 정상 동작되지 않았고요. 노동자들이 사안의 심각성을 보고 (다른) 풀코드 스위치를 당겨서 기계가 멈췄다라고…"

    지난 2월엔 같은 공장 같은 컨베이어벨트에서 50대 하청노동자가 몸이 끼어 숨졌습니다.

    이 사고 이후 정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컨베이어벨트에서만 1300여건, 풀코드 장치 불량만 3백여 건이 적발됐습니다.

    8개월이 지나도록 개선 명령을 무시하다 똑같은 사고가 났는데도, 현대제철은 개선 중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내놨습니다.

    관할 노동청은 이번 끼임 사고와 관련해 현대제철에 컨베이어벨트 전원 차단 장치를 개선하라고 또 지시만 내렸습니다.

    이쯤되면 직권 조사를 해야하지 않냐고 묻자 누가 죽은 일은 아니어서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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