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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뽑겠다더니…"계약직 '정'직원이었네요"

'정규직' 뽑겠다더니…"계약직 '정'직원이었네요"
입력 2019-12-26 20:07 | 수정 2019-12-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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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현대 제철 관련 뉴스가 또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시킨 김용균 법이 시행되기 전에 계약직을 채용하려는 꼼수를 지난주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 뉴스가 나가기 직전 현대 제철은 저희한테 계약직 채용 계획을 철회하고 정규직을 채용하겠다고 알려왔고 저희도 그렇게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또 말을 바꿨습니다.

    정규직이 아니라 정 직원을 뽑겠다는 건데 말이 정 직원이지 알고 보면 2년까지 기간제 비정규직입니다.

    임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460도에 달하는 아연 쇳물에서 불순물을 긁어내 제거하는 도금 업무.

    화상 등 부상 위험이 큰 작업이어서 원청이 안전 관리를 직접 책임지도록 다음달 16일부터 하청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이 업무에 55세 이상 계약직을 투입하기로 해 꼼수란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홍승완/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지난 17일)]
    "(김용균법 취지는) 위험하고 유해한 작업에 온전한 정규직을 사용하라는 것인데 계속 정규직으로 쓰지 않고 (55세 이상 노동자를) 계약직과 촉탁직, 다시 계약직과 촉탁직 이렇게 계속 돌려서…"

    현대제철은 지난 17일 뉴스데스크 보도 직전 기존 계약직 채용 방침을 철회하고, 정규직을 뽑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위 임원들의 결정이라고도 했습니다.

    [현대제철 홍보팀(17일 전화통화)]
    "논란이 돼서 경영층에서는 정규직으로 채용을 해라, 원칙대로… 사장님하고 부회장님이 결정하셨죠."

    이틀 뒤에는 정규직 채용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가 될거라고까지 했습니다.

    [현대제철 홍보팀 (19일 전화통화)]
    "저희도 그렇게 (정규직 채용) 가려고 지금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요. 정규직화 한다고 했다가 만약에 또 그냥 계약직으로 가고 이러면 당연히 문제되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런데 다시 나흘이 지나자, 현대제철은 말을 갑자기 바꿨습니다.

    정규직이 아니라, 2년짜리 계약직을 뽑겠다는 겁니다.

    당초 임원들의 결정도 계약직 채용이었데 정규직 채용으로 잘못 알아들었다는 게 현대제철 공식 대외창구인 홍보실의 해명입니다.

    [현대제철 홍보팀 관계자]
    "정직원을 뽑는 건데 이게 왜 그러냐 빨리 알려 드려라(고 했는데) 그거를 제가 '정규직'과 '정직원'과 이거에 대한 개념에서 제가 좀 헷갈려가지고…"

    2년 계약직도 김용균법의 취지에 맞는다는 아전인수식 해석도 덧붙였습니다.

    [현대제철 홍보팀 관계자]
    "법의 취지는 직접고용이거든요. 직접고용에는 정규직이 있고 계약직이 있고 촉탁직이 있어요. 그니까 법의 취지는 맞습니다."

    도금 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제철에 우롱당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현대제철 하청노동자]
    "많이 서럽고 그런 얘기를 계속 번복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이제 참을 수가 없을 정도로 목숨 바쳐 일해왔던 일자리인데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그 계약직을…"

    노동계에선 현대제철이 김용균법의 빈틈을 악용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권미정/김용균 재단 사무처장]
    "다른 생산라인의 정규직들과 동일하게 (위험 업무를) 책임지고 동일하게 (안전을) 보장해주는 방식을 취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확인 결과, 경쟁업체인 포스코나 현대제철보다 작은 규모의 제철기업 대부분이 도금 업무엔 이미 오래전부터 정규직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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