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의준

마일리지 쌓기도 쓰기도…'불리'해진 일반석

입력 | 2019-12-30 06:46   수정 | 2019-12-3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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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한항공이 최근 내놓은 새 마일리지 개편안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권을 구매할 때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한 게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반대라는 겁니다.

황의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한항공 새 마일리지 제도의 핵심은 ′복합결제′ 시스템의 도입입니다.

지금까지 항공권을 살 땐 현금, 카드만 이용하거나 100%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11월부턴 항공권 값의 20%까지는 마일리지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추가됩니다.

기존 항공권 결제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불리하단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인 겁니다.

[대한항공 관계자]
″대한항공은 고객 혜택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에 맞춰 새롭게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했습니다.″

하지만 개편안을 자세히 뜯어봤더니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더 불리해진 항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선 일반석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률이 70%에서 25%로 크게 떨어집니다.

대한항공 측은 대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의 마일리지 적립이 늘어난단 입장인데, 대부분 승객이 일반석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수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또 비성수기 기준으로 인천에서 미국 뉴욕을 갈 경우 지금은 6만2,500 마일리지면 비즈니스석을 구매할 수 있는데, 개편 이후엔 9만 마일리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일반석을 사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꿀 때도 뉴욕행 비행기의 경우 4만 마일리지면 됐는데, 앞으론 6만2,500 마일리지를 써야 합니다.

마일리지 가치가 대폭 폭락한 겁니다.

[류찬호]
″지금도 (마일리지를) 모으기가 상당히 어렵잖아요. 더 모으기가 어려워진다고 하면 그걸 모으는 의미도 클 것 같지가 않고요.″

[정재원]
″아예 (마일리지) 없는 거 생각하고 싼 저가 항공을 탄다든지, 꼭 대한항공 아니어도 갈 수 있는 항공은 많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마지못해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하긴 했지만,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 기준을 고객에게 불리하게 바꾼 꼼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대한항공이 최근 4년간 카드사 제휴를 통해 벌어들인 마일리지 판매수익은 약 1조2천억원.

여기다 내년부턴 해마다 수천억원의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하며 더 많은 이익 불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하는 등 공동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