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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사람 없어요?"…빨라지는 외식업계 자동화

입력 | 2019-12-30 06:49   수정 | 2019-12-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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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외식 업계에 무인 주문기계가 도입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음식을 나르거나 조리하는 일까지 로봇이 해내고 있습니다.

갈수록 빨라지는 외식업계 자동화의 현장을 김재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잠실의 한 외식 전문매장.

화덕에서 갓 꺼낸 따끈한 피자를 원통처럼 생긴 기계 위 선반 위에 올리고, 직원이 화면의 번호를 몇 번 누르니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주방에서 손님 테이블까지 음식을 옮겨주는 자율주행 서빙 로봇.

″뜨거울 수 있으니 조심히 내려주세요.″

사람이나 장애물을 만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거나 돌아가고, 갈 곳이 막히면 비켜달라는 주문에도 거침이 없습니다.

″조금만 길을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 ″

자칫 사고 위험 때문에 뜨거운 음료는 아직 사람의 몫이지만, 피자부터 스테이크는 물론 뜨끈한 국물 요리도 거뜬히 나릅니다.

″음식 왔나 봐, 받아. (와, 신기하다.) ″

요리조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로봇의 등장이 이목을 끌기 충분하지만,

[김정란]
″신기해서 놀랐어요. 저는 그냥 도는 장식용인 줄 알았는데 진짜 (음식을) 가지고 오네요.″

아직은 사람이 편하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배태현]
″직원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어색해서, 어색한 면이 있어가지고…″

단순한 주문부터 음식 서빙까지 외식 업계에 일고 있는 자동화의 바람은 이제 주방의 풍경까지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국수 코너가 북적이고, 주방 안엔 사람 팔처럼 생긴 로봇이 이리저리 분주하개 움직입니다.

뜨거운 물에 면과 채소를 데우고 꺼내면 탈탈 털어 남은 물기도 뺍니다.

쌀국수와 마라탕면 두 개의 그릇에 손잡이를 바꿔가며 육수를 옮겨 담고, 면 요리 한 그릇씩 만드는데 딱 1분이 걸립니다.

로봇이 말아준 국수 맛은 어떨까.

[최상현]
″먹어보니까 (사람이 해준 것과) 맛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손맛은 못 따라갈 것 같기도…″

[김가연]
″사람이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것 같긴 한데 틀리지 않고 하는 건 로봇이 더 정확한 것 같아요.″

호불호는 갈려도 직원들 사이에선 서로 꺼리던 업무를 더는 하지 않아도 되니 나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신효정/외식업체 과장]
″여자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 저녁때면 화장이 다 무너진대요. 하루 종일 증기와 열기가 올라오니까…″

대형 프렌차이즈 외식 업체는 물론 동네 분식집에도 김밥 싸는 기계가 속속 도입되고, 이젠 음식 배달일도 로봇에 맡기는 상황이 멀지 않은 상황…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외식업계의 자동화가 더 빨라지면서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