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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서·집에서 동시 진술?…89년 성탄절 미스터리

[단독] 경찰서·집에서 동시 진술?…89년 성탄절 미스터리
입력 2020-01-06 20:14 | 수정 2020-01-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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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춘재 사건에 대한 MBC의 단독 취재, 이어갑니다.

    이춘재한테 살해당한 초등학생의 시신을 당시 경찰이 은폐했다는 사건, 그런데 서류 조작까지 확인됐습니다.

    가족들은 진술한 적도 없는데 진술 조서가 등장한 겁니다.

    도장까지 찍혀 있고 같은 날 만든 조서가 둘이나 됩니다.

    이게 조작이라면 당시 경찰들, 서로 손발도 안 맞췄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이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MBC가 입수한 1989년, 화성경찰서가 남긴 7장짜리 진술조서입니다.

    경찰은, 그 해 7월에 실종된 초등생 김 모 양의 아버지를 만나 진술을 받았다며 자세한 내용을 기록해놨습니다.

    조사 일자는 1989년 성탄절인 12월 25일, 장소는 화성경찰서로 돼 있습니다.

    이 진술조서엔 아버지 김 씨의 서명과 도장까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이 작성한 또 다른 수사 보고서를 보면 내용이 다릅니다.

    경찰은 진술조서를 받았다는 날과 같은 12월 25일 성탄절에 화성을 떠나 다른 지역에 거주하던 아버지 김 씨의 연립주택에 직접 찾아가 면접을 했다고 적어놨습니다.

    이 문건은 경찰서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나옵니다.

    두 개의 서류로만 따지면, 김 씨가 사실상 같은 날 두 곳에서 조사받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씨는 아예 해당 일자에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진술조서에 찍힌 도장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초등생 김 양 아버지]
    "(조사 받은 기억) 없어요. 조사 받는다는 말은 한번도 한 적이 없어. 만약에 진술서 썼다 해도 이상한 거 아니에요. 12월 25일 날. 교회도 안 믿고 하니까 꼼짝도 안 했다니까요."

    김 씨는 이듬해인 1990년 봄, 자신이 직접 경찰서로 간 적이 있고, 그 다음날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초등생 김 양 아버지]
    "그해 지나고 봄 따뜻하니까 무슨 소식이나 있나 하고 경찰서 간 거지. 가고 난 뒤에 경찰이 우리 집에 와서 '잘 살고 있네', '걱정 안 해도 되겠네' (하고 갔어요.)"

    경찰이 진술 조서 내용 자체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이 두 건의 수사 기록은 특이하게 모두 손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작성자로 나온 경찰 A 씨는 앞서 김 양의 사체를 은폐한 혐의로 최근 입건된 장본인입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유족 김 씨를 추가로 조사해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거 이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 일부는 당시 진술조서가 작성되기 5개월 전에도, 이춘재 여덟 번째 사건의 범인으로 윤 모 씨를 검거해 허위 진술서를 쓰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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