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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폐' 각본 딱딱 맞춘 진술…"내가 그럴 리가"

[단독] '은폐' 각본 딱딱 맞춘 진술…"내가 그럴 리가"
입력 2020-01-06 20:16 | 수정 2020-01-0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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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럼, 경찰이 서류까지 조작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당시, 실종 초등학생의 시신을 발견해 놓고 그 학생과 상관이 없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 경찰이 질문하고 경찰이 가족인 것처럼 답변을 한 겁니다.

    가족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대답들만 가득했던 겁니다.

    이어서 김아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9년 12월 25일, 김 양의 아버지를 만나 조사했다는 진술 내용입니다.

    질문 도중, 경찰 A 씨는 느닷없이 김 양이 "아폴로 과자를 잘 먹냐"고 묻습니다.

    심지어 '초코크림맛'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 사고 당일 김 양이 "아폴로 과자를 갖고 있었는지" 함께 질문합니다.

    MBC 취재 결과, 그 해 12월 21일 김 양의 피묻은 속옷과 가방, 유류품이 발견됐을 당시, 아폴로 과자 봉지도 함께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김 양 가족에게 유류품 발견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경찰이 증거물에 대해 물어봤다고 써놓은 겁니다.

    하지만, 김 씨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박합니다.

    [초등생 김 양 아버지]
    "나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니까요. 아폴로고 뭐고…아폴로는 난 과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경찰 A 씨는 줄넘기 줄에 대해서도 묻습니다.

    이춘재는 살해 당시 김 양의 가방에서 줄넘기 줄을 꺼내 결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12월 25일이면 이미 형사계장 등이 줄넘기 줄과 함께 김 양의 유해를 발견한 시점입니다.

    A 씨는 김 양이 사고 당일 "학교 준비물로 줄넘기를 가지고 갔는지" 물어봤고, 아버지 김 씨는 "갖고 가지 않아 집에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평소 김 양이 줄넘기를 좋아해 항상 들고 다녔다는 아버지의 주장과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초등생 김 양 아버지]
    "옛날에 (딸이 줄넘기 줄을) 가지고 다녔단 말이오. 집에서도 하고, 줄넘기 연습하고…"

    특히 김 씨는 경찰에서 줄넘기와 관련한 질문을 받거나 대답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결국 당시 발견된 유류품이나 줄넘기 줄이 김 양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경찰이 조서를 끼워 맞춘 게 아닌지 의문스럽다는 게 김 씨의 생각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과거 경찰 수사 기록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르면 이달 안에 이춘재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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