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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디에도 없었지만 어디서든 사찰했다…사내 비밀팀

[단독] 어디에도 없었지만 어디서든 사찰했다…사내 비밀팀
입력 2020-01-14 19:54 | 수정 2020-01-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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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내 1위 해충 방제 기업인 세스코가 퇴직한 직원들을 무차별적으로 사찰 해왔다는 내용, 어제 전해 드렸습니다.

    세스코 측은 공식 직제에도 없는 소규모 사찰팀을 비밀리에 운영 하면서, 온갖 불법적인 방식을 동원해 퇴직자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 했던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오늘은 세스코 직원들 조차 몰랐던 유령 조직, 이른바 '시장 조사팀'의 실체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이재욱 기자가 단독 보도 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14년 5월.

    세스코에서 퇴직한 뒤 치킨집을 운영하던 35살 전 모 씨에게 사찰팀이 따라붙었습니다.

    세스코의 사찰팀은 퇴직자들의 새 일자리를 집요하게 파헤쳤습니다.

    2017년 2월, '퇴직자 동향 조사 결과'입니다.

    초밥집, 중개사사무소,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근무지를 상세히 적어놓고, 무직인 경우 구직 중인지, 집에서 쉬는지 여부를 구분해놨습니다.

    [홍 모 씨/세스코 전 직원]
    "이게(보고서) 누구한테 올라가는지 참 궁금하네요. 시장조사팀이 (정체가 뭔지). 위에 누가 있는지."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사찰팀은 국민연금공단을 속여 퇴직자들의 현재 직장 정보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전직 세스코 내부 관계자]
    "국민연금 퇴직자인데 퇴직금 처리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국민연금측에다가 이 사람의 현 직장 같은 것을 물어봤다는…"

    MBC가 입수한 세스코 내부 문건에는 사찰을 실행한 '시장조사팀' 직원이 모두 5명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 팀은 유령같은 조직이었습니다.

    정식 직제에 없었고, 팀원들도 당시 세스코 직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직 세스코 내부 관계자]
    "4명은 급여리스트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별도로 다른 방식으로 급여를 주는 사람들이고 정식 직원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이들은 2017년 11월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는데,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세스코 내부 메신저를 보면, 다른 직원들과 달리, 이 팀원들의 경우 사진과 내선번호를 모두 감춰놓고, 독특한 이메일 주소만 공개해놨습니다.

    이들이 만든 사찰 결과는 세스코의 핵심 관계자들끼리만 공유한 뒤 바로 회수됐습니다.

    [전직 세스코 내부 관계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회사 서버에서 메일을 삭제합니다. 회사 메일은 업무상 필요에 의해 찾아볼 수도 있는데 정기적으로 삭제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었습니다."

    세스코의 무차별 사찰은 일단 퇴직자들의 동종업계 취업을 막으려던 의도로 보입니다.

    방제 기술이나 노하우 유출을 막겠다며 불법적인 사찰을 택한 셈입니다.

    이런 감시와 사찰을 바탕으로 세스코는 2018년 방제업계 최초로 2천5백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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