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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미끄러웠다"는데…도로공사 "운전 습관이 문제"

"너무 미끄러웠다"는데…도로공사 "운전 습관이 문제"
입력 2020-02-18 19:51 | 수정 2020-02-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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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사고 당시 터널 안팎의 도로가 미끄러웠다는 건, 운전자들의 증언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로를 관리하는 도로공사는 사고가 나기 전, 도로에 제설, 제빙 작업이 이뤄졌다면서, 사고의 원인은 운전자들의 운전습관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서 허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2월 14일,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 사고.

    보이지 않는 살얼음 때문에 차량 40여 대가 연쇄 추돌해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당시 관리 주체인 민자 도로회사가 염화칼슘을 제대로 뿌리지 않아 강한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순천-완주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주체는 도로공사입니다

    도로공사는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30분 전에 사고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15톤의 제설차를 이용해 염수와 제설제를 살포했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은 운전자들의 잘못된 운전 습관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눈길이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50% 이상은 감속을 해야 되는 게 도로교통법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것을 안 지키는 게 문제지…"

    또 고속도로 표면이 얼었다고는 볼 수 없다며 관리 부실 지적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영상이나 이런 자료를 봤을 때는 전혀 결빙이라고 얘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운전자들의 증언은 다릅니다.

    터널 입구 쪽 제설 작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노면이 미끄러워 브레이크가 잘 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
    "다가가는데 갑자기 길이 갑자기 미끄러워지더라고요. 보니까 앞에 차들이 다 엉켜서 사고가 나 있고, 서야겠다 하는데 저희 차도 미끄러지더라고요. 제설이 하나도 안 돼 있었고…"

    [사고 차량 운전자]
    "제설 작업은 그 (사고 현장) 전에 사매 1터널까지는 괜찮았어요. 1터널 끝나자마자 1차선은 상태가 조금 안 좋았어요."

    터널 내 사고 방재 시설도 엉망이었습니다.

    터널의 유일한 소방 시설은 소화기뿐, 화재를 진압할 스프링클러나 연기를 밖으로 배출할 환기시설은 아예 없었습니다.

    최근 법이 바뀌어 5백 미터가 넘는 터널의 경우 환기시설 설치가 가능해졌지만, 7백 미터나 되는 사매 2터널은 교통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추가 설치조차 고려되지 않은 겁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연기도 잘 빠져나가지 않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수동으로 조작하는 소화기는 활용성이 상당히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식 소화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겨울철 초대형 교통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도로공사의 안전 관리 대책은 소극적이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유섭(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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