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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갇힌 아이가 온라인 출석?…미뤄진 등교 '사각지대'로

[단독] 갇힌 아이가 온라인 출석?…미뤄진 등교 '사각지대'로
입력 2020-06-04 19:46 | 수정 2020-06-0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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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이 아이가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그 시간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출석 조작 의혹까지 나오는데요.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게, 교사들이 아이들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다는 게 아동 학대의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는 겁니다.

    정동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숨진 A군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3학년 온라인 수업 시간표입니다.

    A군이 처음 가방에 갇혔던 지난 1일 4교시 화재예방 안전교육에 이어 놀이 음악을 듣는 5교시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다 끝나면 오후 2시 반입니다.

    학교 기록에는 A군이 수업을 모두 들은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A군 초등학교 관계자]
    "5교시까지 체크가 다 됐는지 확인을 하는거죠.(5교시에도 들어온 걸로 돼 있어요?) 예 그렇죠.

    그런데 A군이 가방에 갇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아동 학대 현장을 감추기 위해 A군이 수업을 듣고 있는 것처럼 동거녀가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A군 초등학교 관계자]
    "만약에 저희가 이게 완료가 안 돼 있으면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죠. 근데 완료가 돼 있으니까 저희들은 이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상상도 못한 거죠."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은 A군에 대한 학대가 은폐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석 달 동안 학교 선생님들은 A군의 얼굴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담임교사가 매주 아이 안부를 묻긴 했지만 "아이가 잘 지낸다"는 답이 돌아오면 학교 측은 그걸 그대로 믿었습니다.

    학대 의혹이 있는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건 다른 학교도 마찬가집니다.

    [초등학교 교사]
    "등교 수업을 하면 때에 맞지 않게 옷을 입는다든가 아이가 갑자기 너무 위축돼 있다든가 잘 씻고 오지 않는다든가, 이런 게 다 보이니까 저희가 파악을 할 수 있는데, 온라인 수업은 한계가 너무나 많아요."

    실제 올해 1분기 학교 교사 등이 신고한 아동학대 건 수는 작년보다 무려 73.3%나 줄었습니다.

    학대가 줄어든 게 아니라 학대가 1차 감시자인 교사들의 눈에 띄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진 겁니다.

    그러는 사이, 오히려 학대를 견디다 못해 아이가 스스로 신고하는 건 수는 더 늘었습니다

    [장화정/아동권리보장원 학대예방본부장]
    "'코로나 때문에 아이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신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하시는 부분에 사실 이제 팩트(사실)로 나온 거죠. 결과가…"

    지난 4월 서울 상도동에서도 이미 두 달 전 숨진 초등학생의 시신이 그나마 원격수업을 시작하고서야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고 상당수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럴수록 학대 의혹이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서 보호하는 방법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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