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세종시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들 사이에 이른바 '카톡 과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종시의 사무실과 국회가 있는 서울을 하도 오가다 보니까 업무 얘기는 주로 카톡으로 한다는 건데요.
◀ 앵커 ▶
과연 행정 수도가 완성 됐을 때 이 카톡 과장은 사라지고 행정과 입법기관 모두 보다 효율적으로 바뀔지, 또 그 이전 비용은 얼마나 들지 김지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세종시에 있는 한 부처 공무원들의 SNS 대화 내용입니다.
국회 상임위장에서 대기 중이다, 저녁때 회의를 마치고 다시 세종에 내려가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대다수 행정 부처는 세종에, 국회는 서울에 있다 보니 세종시 공무원들은 3년간 국회 출장을 86만 번 넘게 오가고, 출장비도 9백억 원 넘게 썼습니다.
[고진호/해양수산부 공무원]
"예산 처리라든가 국감 때라든가 뭐 이럴 때는 거의 아침에 보따리 싸갖고 올라가면 월요일날 아침에 올라가면 금요일에 내려오는 형국이고…"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면 이른바 '카톡 과장' 으로 대표되는 이런 업무 비효율부터 줄어들게 됩니다.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면 국회 공무원 5천여 명이 세종시로 이동하게 되고, 그 파급 효과로 수도권 인구 약 7만 2천 명이 각각 충청권으로는 5만 3천여 명, 영·호남권으로는 1만1천 명 정도가 이동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물론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려면 청사부터 새로 지어야 합니다.
부지 매입에 4216억 원, 여기에 11개 상임위만 옮겨도 7천5백억 원 정도가 들고, 본회의장까지 국회를 통째로 옮기면 9천6백억 원 넘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국회를 이전하면 늘어나는 지역 총생산 가치는 5조 7천억 원 남짓.
균형 발전의 효과가 이전 비용보다 6배 많은 셈입니다.
청와대나 사법부까지 옮긴다면 비용도 훨씬 커질 겁니다.
17년 전 노무현 정부는 모두 45조 6천억 원이 들 거라고 발표했었고, 광역 교통과 거주 시설까지 마련하려면 103조 원 넘게 필요하다고 예측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이 완화돼 국토 전체가 골고루 발전했을 때 얻게될 효과는 단순히 단기의 비용을 따져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인 여당은 구체적으로 어떤 추진 계획이 있는 건지, 행정수도 완성추진단 단장인 우원식 의원을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Q. 행정수도 이전 추진하는 이유는?]
"행정수도가 일부 이전했는데도 올해 이미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50%를 넘었다. 또 하나는 지방 소멸 문제가 크다. 97개 지자체가 소멸 위기에 와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균형발전의 문제고…"
[Q. 부동산 문제 '국면전환용' 아니었나?]
(부동산 관련된 여론 때문에 여론이 안좋다보니 국면 전환을 위해 행정수도 얘기 던진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그렇게 해서 국면 전환이 됐나요? 부동산 문제는 훨씬 더 예민한 문제라서 국면 전환이 되는건 아니고, 후속 효과로 그런 것들이 나타나면 좋겠다는 기대는 있지만 그것 가지고 이슈를 전환하자 하는 정도의 낮은 생각은 아니었다고 본다."
[Q. 행정수도 이전의 범위는 어디까지?]
"국회 11개 상임위 가는 세종 분원을 만들지, 아님 아예 전체가 갈지는 논의해야 할 대상이다. 청와대는 국민들 의견이 내려가는데 동의하는 게 많지 않다. 반대 여론 많다. 그래서 아직 검토하는 바는 아니다."
[Q. 위헌 판결이 났었는데 어떻게 다시 추진?]
"개헌을 하려면 권력구조 문제부터 복잡한 이슈들이 있어서 정말 장기과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고,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특별법이다."
[Q. 서울 시민들은 반대할 수 있는데?]
"서울은 국제적인 경제수도로 만들고 다른 지역 다극체제 만드는 일까지 /예를 들면 국회를 이전한다, 이 공간을 뭐에다 쓸지 상상할 수 있다. 저는 4차 산업혁명 캠퍼스를 만들자는 생각이다."
[Q. 올해 안에 어디까지 진행되나?]
(진척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사람도 있는데…)
"관건은 여야 합의의 특위를 만드는 것이다. 8월 초에 두 달 안에 결론 내달라 말했다."
(통합당이 안하면 뭘 할 수 있나?)
"(웃으며) 전 할 거라고 봐요. 국가를 위한 백년지대계인데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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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지경
왔다갔다 '9백 억' 출장비 등 줄지만…이전 비용도 막대
왔다갔다 '9백 억' 출장비 등 줄지만…이전 비용도 막대
입력
2020-08-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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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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