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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극우에 "하나님도 친구"…정교일치 선동

선명한 극우에 "하나님도 친구"…정교일치 선동
입력 2020-09-03 20:31 | 수정 2020-09-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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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통령은 한달 내에 사과하라, 아니면 순교하겠다" "적반 하장도 정도껏 하라"

    종교의 담장을 넘어서 비상식의 극단적 언어로 자신을 정치화 하려는 전광훈 목사.

    그는 교계에서 유명세를 막 탔을 때부터 이 공권력과 국가 시스템 자체를 무시하고 비웃는 존재였는지, 아니면 그가 정치와 종교 사이 담장 위를 걷는 동안, 어떻게 사용될지 예상 못한 자양분을 누군가 제공해준 것인지, 남상호 기자가 종교 전문가, 또 사랑 제일 교회 신도를 만나서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광훈 목사의 이름이 대중에 알려진 건 2005년 팬티 발언이었습니다.

    "여신도가 나를 위해 속옷을 내리면 내 신자. 그렇지 않으면 아니다."

    목회자 부부들을 상대로 한 부흥 설교 도중에 이런 발언이 나왔습니다.

    [전광훈/목사]
    "팬티 목사, 무슨 목사, 이게 전부 종북주의자 애들이 나를 공격한 겁니다."

    전 목사는 대형 교회를 빌려 대규모 설교를 이어가며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목사만 수천 명씩 모였습니다.

    [전광훈/목사 (금란교회 설교)]
    "내가 여러분 여기 앉혀놓는데 1억 5천만원 들었어. 1억 5천만원. 얼마?"
    (1억 5천)
    "거기다가 금란교회에서 쓴 돈 더하면 3억도 넘어."

    전 목사가 종교를 발판삼아 노골적인 정치색을 드러낸 건 지난 2007년 대선 때부터입니다.

    [전광훈/목사 (2007년 뉴스데스크)]
    ""올해 12월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으로 가야 되니까."
    (아멘)
    "왜냐면? 장로님이니까."
    (아멘)
    "만약 이 가운데서 이명박 안 찍을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 버릴거야."

    2016년 총선을 앞두고는 기독자유당을 창당해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극우 세력의 거물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김진호/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한국 사회의 우파 진영이 아무도 못 움직일 때 극우가 움직였잖아요. 극우가 움직일 때 구심력, 일종의 얼굴마담 역할을 전광훈 씨가 한 거죠."

    전 목사를 따르는 열광적 신도들이 급증한 계기는 이른바 광야교회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매일 열린 거리 예배가 구심점이 된 겁니다.

    예배 형식의 반정부 집회에,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등보수 정치인들도 찾아왔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A]
    "정치가 잘못될 때는 목사들이 나와서 잘못됐다 (말해야 되는데) 돈 때문에 그런 거야 신도 때문에 (말을 안해). 그런데 이 목사님(전광훈)은 안 그러시더라고."

    올해 2월 광야교회가 철거되자, 신도들은 사랑제일교회로 몰려들었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B]
    "체육시설, 주차장, 골목골목 뒤에 놀이터 있는데까지 있죠. 골목이 한 8개 되나봐요. 의자 놓고 2미터씩 다 띄어 가지고 TV 하나씩 놓고 그렇게 예배를 드렸어요."

    우리 편이 아니면 빨갱이, 사탄으로 몰아가는 전 목사의 극단적 이분법에 극우 성향의 개신교 신도들은 열광했습니다.

    [지난해 5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돼. 지금 국회가 다 빨갱이 자식들이 다 차지해서 말이야."

    [전광훈 목사 지지자]
    "스스로 빨갱이라고 자기 정체를 드러내는 사람들은 자기가 빨갱이라는 증거다!"

    신성 모독성 발언에도 지지를 거두지 않을 정도로 전 목사에 대한 신도들의 믿음은 절대적입니다.

    [지난해 12월]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

    [사랑제일교회 신도 B]
    "그분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분은 '이렇게 사용을 하시는구나'라고 느끼시면 돼요. 우리가 그걸 옳다 그르다 평가할 필요는 없는 거예요."

    방역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방문자는 5,300여명.

    이 가운데 1,400여명은 코로나19 검사 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A]
    "입구에서 (체온) 쟀지, 중간에서 한 번 재지, 들어갈 때 재지. 다 재고 손소독 하고 마스크 써야 들어갈 수 있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몰라."

    [사랑제일교회 신도 B]
    "제가 (8월 15일) 광화문에요, 그때 OO문고를 갔거든요? (검사받으라고) 사람을 쥐어짜더구먼요. 문자가 어느 정도 오느냐. 사람들이 안아픈데 굳이 가서 그렇게 할(검사받을) 필요 있겠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데."

    일부는 방역망을 빠져나가거나 자가격리 명령을 어겼고, 검사를 하러온 공무원들에게 폭력도 휘둘렀습니다.

    발언과 행동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조믿음/바른미디어 대표 목사]
    "더 자극적인 것을 해야 움직이게 돼요. 그래서 전 중독적 현상이라고 표현하거든요. '순국열사대' 이런 것도 만들고 지난 겨울에 유서까지 쓰고…"

    전광훈 목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를 사기극이라고 비난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한달 뒤 순교할 각오가 돼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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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구본원·한재훈/영상편집: 신재란/영상출처: 전광훈 815광복TV·너알아TV·너만몰라TV·이영한TV·청교도TV·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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