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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만 가는데"…폐기물량도 매립지 선정도 '주먹구구'

"쌓여만 가는데"…폐기물량도 매립지 선정도 '주먹구구'
입력 2020-09-28 20:54 | 수정 2020-09-2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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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처리 해야 할 폐기물은 하루하루 늘고 있고 그 옆에서 살아야 하는 주민들 반발도 모른척 할 수 없습니다.

    폐기물 처리라는 산업활동과 인간의 삶이 공존하려면 애초에 폐기물을 관리하는 체계부터 믿음을 줘야 하지만 우리는 그 시작부터가 문제투성이였습니다.

    이어서 김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년 뒤 입주를 앞둔 경기도 연천 은통산업단지.

    60만 제곱미터 땅에 식품과 의류 등 9개 업종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바로 길 건너에 있는 통현산업단지입니다.

    은통단지와 비교해 넓이가 1/3에 불과하고 업종도 2개 뿐입니다.

    그런데, 두 단지의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선뜻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통현단지의 예상 폐기물 배출량은 1만 2천톤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3배나 더 크고 업종도 휠씬 많은 은통단지는 고작 3천톤으로 통현단지의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현행법상 규모가 50만 제곱미터 이상이고, 예상 폐기물량이 연간 2만톤 이상이면 매립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은통단지는 규모는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데도 예상 폐기물량이 기준에 못미쳐 결국 매립 시설 설치를 면제받았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환경영향평가에 사용한 통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예상 배출량은 매년 업종별 업체 수와 산업 폐기물량 등을 고려해서 산출하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인용한 통계 자료가 제각각이었던 겁니다.

    [환경영향평가 관계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환경부에서 작성 지침이나 그 부분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어떤 언급이 되어 있는게 없습니다. 평가서 작성하는 대행자 입장에서도 답답하고."

    이처럼 통계 자료 사용 기준조차 없다보니 폐기물 예상치와 산업단지가 조성된 이후 실제 폐기물량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경북 포항의 한 단지는 신고된 배출량이 예상치보다 42배나 많았고, 경남 함양의 한 산단은 거꾸로 예상치보다 무려 6백분의 1이나 적게 폐기물이 신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신고된 폐기물량 수치도 정확한 게 아닙니다.

    폐기물이 처음 발생할때부터 추적 관리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업체의 폐기물 처리 보고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업체가 신고를 누락하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50만 제곱미터 이상 전국 산업단지 118곳을 확인한 결과, 발생한 폐기물량을 제대로 신고한 곳은 고작 29곳에 불과했습니다.

    [박대수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 큰 문제는 환경부에 관련 통계가 대단히 부실했으며 환경부는 산단에서 실제 발생하고 있는 폐기물량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산업 폐기물 매립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확한 폐기물 관리와 이에 기반한 사후 환경영향평가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장용철/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발생 가능한 예측을 하고 이후 산단이 조성되고 나서 입주기업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고 나면 그 때 가서 발생량에 근거해 매립지 설치 유무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

    환경부는 "전국 1천 2백개 산업단지 폐기물을 전수 조사하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취재:이창순, 김우람/영상편집: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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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악취에 밥도 못 먹어"…폐기물 매립장 곳곳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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