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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서 살아온 강아지들…추석 맞아 한자리에

땅속에서 살아온 강아지들…추석 맞아 한자리에
입력 2020-10-01 19:50 | 수정 2020-10-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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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여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일주일 만에 구조됐던 강아지 네 마리 기억하시죠?

    기적처럼 무사히 구조됐던 강아지들은, 새로운 가족들에게 입양이 돼서 이름도 얻었는데요.

    이 강아지들이 추석을 맞아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엄마 개와 다시 만났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졌던 지난 8월.

    폭우에 붕괴된 건물 밑단을 사람들이 조심스레 파헤칩니다.

    잠시 후, 꿈틀거리는 하얀색 생명체.

    [율면 주민]
    "어머나. 알았어 알았어. 별로 다치지도 않았네. <하나 살았어. 이놈은 운 좋게 살았다.>"

    어미개가 땅을 향해 울부짖었고, 1주일 넘게 파묻혔던 강아지 네 마리가 구조됐습니다.

    암 투병 중 뉴스를 보고 삶의 희망을 얻었다는 경찰관, 그리고 은퇴한 공무원 부부가 강아지들의 새 가족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한 마리와 어미개는 시골에 사는 모녀가 함께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무병! 장수! 잘 있었어?"

    경찰관 김영교 씨에게 입양된 '무병, 장수' 형제.

    [김영교/강아지 입양자]
    "지금은 좀 커서 그런지 장난인지 그냥 아웅다웅하는 건진 모르지만 재밌게 크고 있어요 둘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김영교/강아지 입양자]
    "하나 후회되는 건 이제 어미하고 새끼가 한 마리 남았는데… 보면서도 그게 참 걸리는 거예요. 얘네 영상을 찍어서 보내니까 마리(어미개)가 그 영상을 보고 울더래요."

    몸이 편치는 않지만 가족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충북 음성으로 향했습니다.

    어미개 '마리'와 새끼 개 '별이'가 사는 곳.

    할머니는 설렘 반, 걱정 반입니다.

    떠돌이 생활이 익숙한 어미는 아직도 낯을 심하게 가린다고 합니다.

    [유대형/어미개 입양자]
    "쟤는 나하고 안 놀아요. 아직 마음의 문을 못 열고… 마리야 하고 부르면 오기는 와도 만지지를 못해요, 못 만져요."

    잠시 후,

    [어미개 입양자]
    "마리야~ 너의 애기들 왔어."

    어미개는 새끼들이 반가운 듯 냄새를 맡습니다.

    외부인의 접근을 잘 허락하지 않는 어미개는 함께 어울리면서 새끼들을 지긋이 바라봤습니다.

    차분한 어미와 달리, 몰라볼 정도로 훌쩍 큰 강아지들은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한 달 하고도 보름 만에 다시 만난 강아지 남매들입니다. 처음엔 다소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어울려 노는 모습입니다.

    새 생명을 얻은 뒤 하루만에 흩어졌던 이천의 떠돌이개 가족들.

    "이렇게 한번 봤으면 다음에 보면 또… 희로애락을 얘네한테 느껴요."
    <얘 안 갈 건가 봐 나한테 이렇게 왔어.>

    입양자들은 오늘 오지 못한 나머지 한 마리까지 함께하는 자리를 또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김재현, 이준하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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