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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 철거인데…정부는 "민간이 알아서"

벌써 몇 번째 철거인데…정부는 "민간이 알아서"
입력 2020-10-08 19:56 | 수정 2020-10-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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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본의 소녀상 철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전 세계에 설치되는 소녀상에 대해 집요하게 철거 로비를 해왔죠.

    실제로 그렇게 철거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때마다 우리 정부는 민간의 일이라면서 공개적인 대응을 자제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이게 맞는 건지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조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소녀상 설치를 추진했던 시민단체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한정화/코리아협의회 대표]
    "일본 정부가 이런 반응할 거라고도 글로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할 것이라고 다 얘기했기 때문에 이렇게 철수를 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소녀상은 지난 2013년 미국 글렌데일시를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중국 독일 등 해외에 설치됐는데, 이때마다 일본은 현지 정부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또, 외교공관을 중심으로 집요하게 설치를 방해하거나 적극적인 철거 로비를 해왔습니다.

    [이정실/워싱턴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 공동대표(작년 8월)]
    "일본사람들이 워낙 로비를 많이 하니까 정기적으로 일본대사관에서 연락이 와서 소녀상 만드냐, 소녀상 언제 세우냐, 그걸 너무 열심히 물어보기 때문에."

    미국 글렌데일의 전직 시장은 일본 총영사로부터 자신의 임무는 소녀상 철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프랭크 퀸테로/전 글렌데일 시장(작년 10월)]
    "일본 총영사는 의심의 여지 없이 LA에서 자기 임무를 말했어요. 무역 얘기는 하지 않았고요. 소녀상을 없앨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싶어했습니다."

    실제로 201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선 설치가 무산됐고, 작년엔 필리핀 소녀상이 설치 이틀 만에 철거됐습니다.

    심지어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대해서는 아베 전 총리까지 나서 압박했고 부산 동구청은 소녀상을 철거했다 거센 후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번 베를린 소녀상과 관련해서도, 일본 관방장관과 외무상이 독일 정부 측에 철거를 요청한 데 이어, 주독 일본대사관 측이 지방정부를 압박하는 전형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일 때마다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와 협력하겠다, 일본 정부가 끼어들지 말라고 촉구하는 데 그쳤습니다.

    [윤병세/전 외교부 장관(2015년 12월)]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강경화/외교부 장관(작년 10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이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소녀상 철거 명령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도 우리 정부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소녀상을 설치한 데 대해,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김인철/외교부 대변인(오늘)]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일본 스스로 밝힌 바 있는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의 정신에도 역행하는 행보라고 봅니다."

    소녀상 설치를 국가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시키려는 일본의 속셈에 말려들지 않고 물밑에서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녀상이 번번이 철거되면서 일본의 철거 로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MBC 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편집 :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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