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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도입 이후 업무량 2배 됐다"…동료의 증언

"새벽배송 도입 이후 업무량 2배 됐다"…동료의 증언
입력 2020-10-21 20:06 | 수정 2020-10-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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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쿠팡 물류 센터에서 숨진 한 20대 택배 노동자의 소식을 전해 드렸죠.

    당시 쿠팡 측은 근로 시간이 길지 않아서 과로사가 아니라고 주장 했는데, 이 말을 들은 고인의 동료들이 저희에게 제보를 해왔습니다.

    이른바 로켓배송에 새벽 배송까지.

    말 그대로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세기말 7층"이다.

    故 장덕준 씨는 숨지기 전, 절망적인 자신의 작업 환경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동료들의 대화 역시 업무량이 너무 많다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오늘 진짜 너무 힘들었다, 지옥이었다… 힘들다는 말이 (대화방에) 너무 많은 거예요."

    장 씨가 일한 출고 파트에서는 주문이 접수되면 송장에 찍힌 상품을 찾아와 포장하는 일을 담당하는데

    장씨의 동료들은 코로나19 여파에 여름철 특수까지 겹치면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시간당 처리 물량이 엄청나게 치솟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UPH라고 부르는데, 1시간당 상품을 몇개씩이나 처리하는지를 수치화한 겁니다.

    [前 쿠팡 대구물류센터 근무자]
    "(시간당 처리물량, UPH) 120, 150을 요구하더라고요. 완전 뛰어다니다시피 합니다. 정말 화장실 한 번 갔다 올 시간이 없어요."

    이렇게 '시간당 처리 물량'이 업무 평가의 근거가 되다보니, 숨돌릴 틈조차 없다고 합니다.

    축구장 만한 작업장을 계속 뛰어다니며, '시간당 120개'라는 물량을 맞추려면 30초에 1개씩은 처리해야 합니다.

    더구나 숨진 장 씨는 포장재 지원과 작업대 설치 등 20가지가 넘는 업무를 지원했습니다.

    여러가지를 다 지원한다고 해서 업계에선 이를 '스파이더'라고 부르는데, 심지어 장 씨는 수십 명이 마실 물통을 계속 채워넣는 일까지해야 했습니다.

    [前 쿠팡 대구물류센터 근무자]
    "'스파이더' 업무는 정말 쉴 틈도 없고, 정말 말 한마디 할 시간도 없이 정말 바쁩니다."

    쿠팡 근무자들은 이렇게 살인적인 업무 강도에 시달리는 근본적 이유가 마감, 즉, 상품포장 완료를 하룻밤에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前 쿠팡 대구물류센터 근무자]
    "저녁 7시 45분, 저녁 8시 30분, 11시, 12시, 12시 59분, 1시 49분 마지막으로 5시 이렇게 마감 시간이거든요. 새벽 배송을 자꾸 준비하고 또 오전 배송, 당일 배송.. 배송이 점점 늘어나면서 마감이 너무 많아졌어요."

    마감은 과거 하룻밤에 3번 정도였지만, 쿠팡에 새벽배송이 본격 도입된 작년부터는 7번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근무인원이 많건 적건 관계없이 무조건 받아내야 한다고 동료들은 증언했습니다.

    [前 쿠팡 대구물류센터 근무자]
    "맨날 오면 한숨 쉬어요. 미쳤다, (일 할) 사람이 어떻게 이것밖에 안 되냐. 오늘 이거(인원) 가지고 어떻게 하냐, 미쳤다…"

    유족들은 고 장덕준씨의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산업재해임을 꼭 증명하겠다고 했습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지금도 덕준이를 대신해서 또 누군가가 이렇게 (일하다) 죽어 나가는 애들이 있지는 않을까..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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