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완치 판정을 받고 일상으로 복귀한 이들은 국내에서 6만 명 정도입니다.
그 신체적 후유증이 고통스럽다는 이들, 하지만 그것보다 '코로나 환자'라는 주변의 시선과 인식이 할퀴는 마음의 상처가 더 아프다는 이들도 많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그들을 만나 봤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한 달 만에 완치된 27살 김지호 씨.
50여일 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나오자 자신을 보는 주변의 시선이 차가워진 걸 느꼈습니다.
[김지호/코로나19 완치자]
"3주 정도 자택에서 격리를 하길 바란다고..퇴원하고 나서도 자신들한테 감염시킬까 두려워서…"
김 씨는 클럽에도 교회에도 간 적 없이 어디서 감염됐는지도 모르는데도 주변 사람들은 김 씨가 뭔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것으로 단정했습니다.
[김지호/코로나19 완치자]
"제가 (이태원) 클럽을 갔다고 생각을 하셨는데…네가 나가서 돌아다녔으니까 걸린 것 아니냐. 저에 대해서 이제 낙인 찍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퇴원하기 전 검사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았고 감염력이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4년간 다니던 회사를 결국 그만둬야 했습니다.
[김지호/코로나19 완치자]
"회사에 불안을 야기했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한다고…(회사 내에서) 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서 회사 밖에서 자유롭게 일해보라는 프리랜서 권유를 받았고…"
전북 전주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한 식당.
식당 주인 김 모 씨는 완치 판정을 받고 식당 문을 다시 열었지만 손님은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루종일 신천지 교인 아니냐는 욕설을 퍼붓는 전화가 쏟아졌고 월 2천만 원이던 매출은 1/1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김 모 씨/코로나19 완치자]
"지금도 오셔서 이 집 사장님인가 누군가 코로나 걸렸죠? (말하세요.) 하루에 100통 씩 전화 받았어요, '너네 신천지 다녔지, 죽어라, 망해라'…그것부터 시작해서 어마어마하게 받았죠."
서울에 사는 완치자 이 모 씨는 지난 달, 치료를 위해 한 대학병원을 방문했다가 출입을 거부당했습니다.
[이 모 씨/코로나19 완치자]
"이런 식으로 하면 제가 어디 가서 이력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겠냐고요. 국가에서 정해준 기본 (지침)이 있는데…그러면 저는 응급 상황이 되도 병원에 못 들어오고 집에서 죽어야 되는 거냐고…"
전문가들은 완치자에 대해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 오히려 진단검사를 꺼리게 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퇴원이 가능했던 분들은 일단 전파력도 없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사람이 감염 되서 나한테 피해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시각이 존재하게 되면 확진자들, 특히 진단 받아야 될 분들이 못 받게 되는 측면도 있겠고…"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개개인이 먼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겠지만 불가피하게 감염됐더라도 차별보다는 복귀를 돕는 쪽으로 완치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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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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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9 20:08
|
수정 2021-01-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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