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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철도·도로 모두 '적자'인데…춘천-속초까지 또 '고속철'

기존 철도·도로 모두 '적자'인데…춘천-속초까지 또 '고속철'
입력 2021-08-16 20:15 | 수정 2021-08-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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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속철 많이 이용하십니까?

    먼 거리 이동할 때 타면 참 빠르고 편하죠.

    문제는 철도 한 번 놓으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든다는 건데요.

    이용객이 적어서 적자가 날 게 뻔한데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서 철도를 놓고 있는 곳이 여전히 많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건지, 연속보도를 준비했는데요.

    첫 순서로, 먼저 차주혁 기자가 강원도에서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과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국토의 동서를 가로질러, 설악산을 관통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입니다.

    최근 설계가 시작됐습니다.

    이미 춘천까지 연결돼있는 철도를 속초까지 고속철로 연장하는데 2조 4천억 원이 듭니다.

    역사가 들어설 곳 주변은 이미 땅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조성용/속초역 예정지 주민]
    "이런 곳이 다 30만 원, 40만 원이었는데 지금 몇백만 원씩 하는데도 없어. 서울 사람들이 오면 땅부터 보러 다녀."

    개발 정보를 이용한 땅투기도 판을 칩니다.

    지난 5월에는 전직 군수도 구속됐습니다.

    [전창범/전 양구군수(5월 13일)]
    "<한 말씀만 좀 해주세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나중에."

    이 철도가 꼭 필요한 사업일까?

    지난 2010년 이미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복선 전철이 개통됐습니다.

    하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습니다.

    춘천 인구가 28만 명인데도, 최근 5년 누적 적자 1,800억 원입니다.

    그런데 이걸 속초까지 연장하는 구간은, 인구를 모두 합쳐봐야 16만 명에 불과합니다.

    춘천의 절반이 조금 넘습니다.

    이곳에 시군마다 하나씩, 그리고 백담사 역까지 모두 5개 역이 들어섭니다.

    건설해봐야 적자가 확실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미 2001년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세 번이나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운 정치인들에 밀려 결국 3수 끝에 통과됐습니다.

    이제 남은 절차는 환경영향평가.

    설악산을 관통하는 19km짜리 터널이 논란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과거 10년, 미래 10년을 봤을 때 환경적으로 가장 부하가 크고 민감한 사업이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악산이 생긴 이래 설악산 허파를 그렇게 뚫고 가는 대형사업은 처음이 되는 거죠."

    철도 과잉투자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통된 서울-강릉 KTX.

    이용객이 적어서 3년 만에 81억 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런데도 속초까지 고속철을 건설하는 것도 모자라, 강릉의 KTX를 속초까지 연결하는 동해북부선도 내년 말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구 8만 명 남짓한 속초에 고속철 노선이 두 개나 신설되는 겁니다.

    도로도 이미 중복 투자입니다.

    동서고속화철도와 노선이 겹치는 서울양양고속도로.

    2017년 개통됐는데, 하루 교통량이 원래 예측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2006년 개통된 미시령 터널도 적자가 누적돼, 강원도가 민간 업체에 물어줘야 할 돈이 3천8백억 원이나 됩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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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장동준 / CG: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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