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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신라 고찰' 삼킨 화마‥공장·주택 70여 채 전소
입력 | 2025-03-23 20:04 수정 | 2025-03-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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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의성을 뒤덮은 산불에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농민들은 농번기를 앞두고 밭과 농기계가 다 타버려 그 피해를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숲 아래 사찰 쪽으로 거세게 내려옵니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 운람사.
자욱한 연기에 갇히는 가 싶더니 순식간에 불기둥에 포위돼 버립니다.
승려와 신도들이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현판 등 주요 문화유산을 인근 박물관으로 옮겼지만, 운람사 건물 6채는 끝내 화마를 비껴 가지 못했습니다.
″천년 고찰의 대웅전 역할을 하던 보광전과 인근 사찰 건물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오늘 또 다른 사찰인 옥련사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불상과 탱화 등 문화재를 대피시킨 상황입니다.
[도륜/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총무국장]
″이런 유서 깊은 사찰이 산불로 인해 불의로 전소가 된 점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녹아내린 플라스틱 박스가 300톤 넘는 사과와 검게 뒤엉켜 붙어 언덕을 이룹니다.
대형 과일 창고부터 준공 날짜를 코앞에 받아둔 새 건물까지 모조리 불탔습니다.
[김양수/농업회사법인 대표]
″이쪽 불나고 저쪽 불나는 상황에서 불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공장으로 옮겨 붙은 거죠. 준공이 안 나서 화재보험도 지금 못 든 상태다 보니까 갑갑한 심정입니다.″
농가 창고도 경운기며 농약 살포기 하나 남기지 않고 불 속에 녹아버렸습니다.
[김재인/의성군 안평면 사과 농가]
″잔불이 남아서 이게 타서 바람이 하필 또 이쪽으로 확 다 와버린 거야. 여기도 ′펑펑′ 소리 나고. 농사짓는 장비가 다 결딴나 버리니까 농사를 어떻게 짓나?″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겨우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구옥자/경북 의성읍 주민]
″오늘도 못 갈 것 같아. 마을이 위에서부터 불이 또 내려온대요. 동네가 그 상황이니 잠도 제대로 못 자죠. 안정이 될 수가 없죠.″
의성에서만 주택, 공장 등 74채가 전소 된 가운데, 과수나무 등 농작물 피해는 아직 집계를 시작조차 못 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 차영우(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