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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성공하면 30만 원"‥위험한 배달 '폭염 미션'
입력 | 2025-07-14 20:26 수정 | 2025-07-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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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배달의민족이 최근 기사들에게 닷새간 260건을 배달하면 30만 원을 주겠다고 공지했는데요.
안전을 담보로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며 생색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안전하게 자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미션이라고 반박합니다.
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년 전 시작한 배달 일로 생계를 잇고 있는 46살 고 모 씨.
쉼 없이 달리고, 계단을 오르는 게 일상입니다.
최근 폭염 속에서 체중이 확 줄었습니다.
[고 모 씨/배달라이더]
″출근하면서 1시간, 1시간 정도면 그냥 거의 속옷 정도는 그냥 다 싹 젖는 것 같아요. 한 달 정도 사이에 지금 한 5kg 정도 빠졌어요.″
그런데 얼마 전 배달 기사들에게 임무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배달의민족이 플랫폼에 띄운 ′미션′입니다.
지난 10일 아침 6시부터 14일 새벽 3시까지 닷새간 260건을 배달하면 3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고 씨의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약 40건.
시간당 네 건 정도입니다.
이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고 씨가 먹고 자고 쉬는 데 하루에 5~6시간만 쓰고 나머지는 모두 일해야 목표치를 채울 수 있습니다.
[고 모 씨/배달라이더]
″딱 보자마자 진짜 이거 너무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진짜 정말 화밖에 안 났어요. 최소 못해도 18시간은 밖에 나와 있어서 오토바이를 타야 된다는 거죠.″
생색내기 ′꼼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기본 배달료를 서울의 경우 3천원에서 2천 5백원으로 낮췄습니다.
경기·인천은 2천3백원, 지방은 2천2백원으로 더 낮습니다.
기본 배달료가 적용되는 거리는 6백 75미터에서 1천 4백 미터로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33도 이상의 폭염이면 할증이 붙지만 500원에 그칩니다.
기본 배달 운임은 낮추면서 이를 채워준다는 명목으로, 실현 불가능한 미션을 도입했다는 게 노조 주장입니다.
[구교현/라이더유니온 위원장]
″평상시에 돈을 못 버니까 막 어지럽고 메스껍고 이런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나도 그냥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일종의 죽음의 미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청년들′은 ″이번 미션은 라이더들의 평소 배달량을 기반으로 설정됐다″면서 ″안전하게 자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미션″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절대로 강제성이 없다″면서 ″배달량이 많은 라이더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달라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강은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 영상편집: 나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