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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극한호우 잦고 강한데‥지정에 5년 걸리는 '산사태 취약지역'
입력 | 2025-07-22 20:14 수정 | 2025-07-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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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산림청은 전국 3만여 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곳 중엔, 이 취약지역에 해당하지 않는 곳도 많았는데요.
기상 이변이 많은 요즘 기상 상황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관리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가평의 한 마을.
나무가 뿌리채 뽑혔고, 집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파손됐습니다.
이틀 전 산사태로 집 세 채가 매몰되면서 1명이 숨진 곳입니다.
[조창현/경기 가평군 조종면 주민]
″<산사태로 위험한 산이 있다 이런 얘기는?> 그런 말은 내가 지금 못 들었어. 산사태가 이렇게 올 거는 꿈에도 생각 못 했지.″
산림청과 지자체는 산사태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전국 3만 1천여 곳, 가평군에는 311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관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산사태로 3명이 숨진 경남 산청의 부리마을도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산사태가 시작된 경기도 가평의 야산을 직접 가봤습니다.
산비탈 곳곳에는 흙이 덩어리째 쓸려내려가면서 이렇게 절벽같은 단면들이 보입니다.
산사태 취약지역이라면 이럴 때 흙이 받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죽어서 쌓여있는 나무들을 미리 없애둡니다.
또 사방댐 설치 등 산사태 대비 공사도 우선적으로 진행되고, 매년 최소 2번 현장점검도 받게 됩니다.
왜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났는데, 사전에 취약지역 지정은 안 된 걸까요?
5년 주기로 지정하기 때문입니다.
산림청이 기초조사를 5년마다 한번씩 해 지자체에 통보하다보니, 시시각각 바뀐 주변 환경 변화가 제때 반영이 안되는 겁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전 교수]
″요새는 기상 이변이 많이 나오죠. 그리고 산불도 나고요. 사람들이 텃발도 막 개발하고요. 이런 것들은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지금요. 그렇기 때문에 5년마다 하는 건 너무 늦고요.″
기후변화로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 빈도도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1970년대 연평균 8.4회에서 2000년 이후 17.7회로 2.5배 가량 늘었습니다.
비가 자주 퍼붓다보니 산사태 피해도 최근 5년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취약지역 지정이 능사는 아닙니다.
보강 공사를 마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강한 비가 내리면 어디든 위험 지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윤경/한국행정연구원 재난안전연구실장(MBC 재난자문위원)]
″산지 주변에 민가와 주변 시설들에 대한 관심도가 좀 낮았던 부분이 있고, 종합적인 재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협업같은 것들이 되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들이 사실 연결이 많이 끊어져 있죠.″
우리나라는 국내 산림의 65%가 급경사입니다.
극한 기후변화가 새로운 기준이 된 뉴노멀 시대, 새로운 산사태 대비 전략이 필요해보입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 / 영상편집: 나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