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범

초유의 사퇴 요구‥그동안 무슨 일이?

입력 | 2025-09-15 19:47   수정 | 2025-09-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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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드물지만, 과거에도 대법원장을 향한 사퇴요구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과거 소장판사들이 앞장서서 사법부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 없다며, 대법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실제 대법원장이 사퇴한 적도 있었는데요.

다만 사법부에 대한 비판은 대개 조심하고 자제하는 만큼, 법원 밖에서 공개 요구들이 터져나오는 건 이례적인데 어쩌다 이런 사태까지 도달하게 된 건지, 원인이 된 지점들을, 이준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자신에 대한 사퇴론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던 오늘,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퇴근했습니다.

[조희대/대법원장]
″<정치권에서 대법원장직 사퇴 요구하고 있는데 입장이 있으실까요?> ……″

불신을 키운 건 이처럼 궁금한 질문에는 정작 소극적이었다가 사법부의 기득권이 위협받는가 싶으면 전면에 등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를 침탈하는 모습이 생중계된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다음 날, 조 대법원장은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조희대/대법원장(지난해 12월 4일)]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대법원장님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차후에 그건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한 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올해 1월 19일, 폭도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지만 조 대법원장이 현장을 찾은 건 나흘 만이었습니다.

법치주의를 위협받은 이 자리에서 나온 메시지는 충격을 받은 구성원들에 대한 ″심리 치유 방안 마련″이었습니다.

′내란 사건′ 재판에서 구속취소, 재판지연 등 각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귀연 재판장의 룸살롱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대법원장 직속 윤리감사관실은 결과를 아직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 주권과 직결되는 유력 대선주자의 선거법 사건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며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2심 무죄를 뒤집는 판결이 단 9일 만에 처리됐습니다.

[조희대/대법원장(지난 5월 1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대법원에선 ′사법개혁′을 두고 3년 반 만에 임시법원장회의까지 열렸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국회에서 260여 명의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습니다.

헌법은 대법원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공세가 헌법이나 자신들의 결정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런 흔들기를 막을 수 있는 방패는 사법부 스스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내놓는 것일 겁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