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소희

'재난급' 내수 침체의 늪‥'빚내서 빚 갚는다'

입력 | 2025-05-07 06:48   수정 | 2025-05-0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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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영업의 위기신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이들의 대출 연체율이 최대로 치솟았는데요.

경제 불안에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한계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박소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루 중 가장 바빠야 할 점심 시간.

그런데 자리가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17년 전 문을 연 이 횟집은 한때 연매출 30억 원을 자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신환수/음식점 운영]
″(매달) 마이너스 한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씩 나오니까. (매출이) 60%, 70%가 준 거죠.″

200평 넓이의 대형 매장이다 보니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빚만 7억 원이 남았습니다.

[신환수/음식점 운영]
″코로나 한 3년 만에 다 인건비로 지출하고 그다음에는 하나도 안 남았죠. 마이너스 통장에서도 한 1억 정도가… 그러다 보니까 파산 신고를 해야 하지 않나. 빚을 갚을 길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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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된 인근의 또 다른 식당.

가게는 그럭저럭 운영해가는데 갈수록 빚만 늘고 있습니다.

5억 원 빚에 매달 내야 할 ′이자′는 3백만 원 정도, 음식값을 올리자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까 두렵습니다.

[정경임/음식점 운영]
″재룟값이 많이 올랐어요. 그러니까 하나하나 다 오르고 이제 또 인건비도 오르다 보니까, 맞추다 보니까 제 인건비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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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자영업자들이 짊어진 빚은 연소득의 평균 3.5배에 달합니다.

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진 1분기, 이들의 대출 연체율(0.51%)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석달 이상 돈을 못 갚아 ′신용 불량자′가 된 자영업자는 1년 새 3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온누리 상품권이나 민생지원금이나 이런 다양한 소비 바우처 같은 걸 통해서 국민들이 좀 소비에 나설 수 있게…″

우리나라 자영업자수는 약 650만 명.

이들이 취약 계층이나 저소득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추경 예산을 활용하는 대책 외에도 고용과 산업 재편까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