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윤수한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저감기술 '그림의 떡'

입력 | 2025-07-23 07:27   수정 | 2025-07-2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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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강력 범죄가 일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자, 건설사들도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층간 소음을 줄여주는 신기술들도 많이 개발됐지만, 정작 이런 기술이 적용된 아파트는 많지 않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염방사기로 불을 내 14명의 사상자를 낸 아파트 방화 사건.

뜨거운 식용유를 냄비에 담아 이웃에게 부어버린 이른바 기름 테러 사건.

모두 층간 소음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최근엔 스릴러 영화까지 등장했습니다.

″<지금 아파트 시끄러운 거 그쪽이라면서요.> 내가요? 아 누가 그래요?″

경기도 연천의 한 아파트.

아이와 함께 공놀이를 하며 뛰어다니자 곧바로 알림이 울립니다.

벽면에 설치된 센서가 바닥의 진동을 감지하는데요. 층간 소음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10초에 3회 이상 발생하면 알림 장치로 경고문이 뜨게 됩니다.

소음 발생 시간이 기록돼 안 뛰었다고 우기다 싸울 일은 줄었고, 스스로 조심하는 효과도 큽니다.

[배장미/아파트 주민]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띠링′ 하고 울리면 옆에 있는 휴대전화에서도 울리거든요. (아이한테) ′뛰지 마′ 하고 더 크게 미리 주의를 주게 됩니다.″

스피커처럼 생긴 작은 장비가 천장에 매달려 있습니다.

윗집에서 소리가 나면 이 소리를 상쇄하는 진동을 발생시켜 충격음을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이어폰에 쓰는 소음 차단 기술인 ′노이즈캔슬링′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김동준/음향제어 업체 대표]
″얼마나 반대의 진동을 효율적으로 집어넣느냐에 따라서 (층간소음) 감쇄 효과와 직결이 되거든요.″

신축뿐 아니라 기존 주택에는 천장에 6mm 두께의 얇은 차음판을 설치해 층간 소음을 억제할 수 있고, 바닥에 고성능 완충재를 넣는 방식도 거의 모든 주요 건설사가 개발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신기술이 적용된 아파트는 많지 않습니다.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건설사는 도입에 소극적이고, 강제할 법도 없습니다.

정부는 재작년 말 정부가 인증하는 소음 검사를 통과해야만 아파트 준공을 승인하기로 했지만,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