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지수

쿠폰 쓰러 버스 타고 5일장까지?‥머나먼 소비처

입력 | 2025-08-08 06:55   수정 | 2025-08-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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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3주 차 현재까지 지급액의 46%, 2조 6천억여 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대도시와 달리 시골은 쿠폰을 쓰는 것이 어려웠는데요.

이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충남 예산 오가면.

농가뿐인 마을 3~4킬로미터 안에 식당은 물론 구멍가게 하나 없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쓸 곳이 없는 겁니다.

[박호군/충남 예산군 오가면 주민]
″이 동네에서 쓸 데가 없지. <왜 없어요?> 어디 가서 써요? 어디 뭐 살 데가 있나…″

면사무소 근처 농협 하나로 마트가 있긴 한데,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자영업자가 아니어서 소비 쿠폰 사용처가 아닙니다.

[안극수/충남 예산군 오가면 주민]
″언제부터 여기서 쓸 수 있는 거야? 영원히 못쓰는 거야? 어떻게 되는 거야? <그건 저는 잘 모릅니다.> ″

전국 1100여개 면 중 편의점·슈퍼마켓이 없는 100여 곳만 하나로 마트에서도 쓸 수 있는데, 여긴 편의점·슈퍼가 있어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서순원/충남 예산군 신장2리 이장]
″좋지 않죠. 여기도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라고 보면 (그런) 지역인데, 또 어디는 (소비쿠폰이) 되고…″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은 5킬로미터 거리, 버스로는 돌고 돌아 1시간 걸립니다.

소비쿠폰으로 생필품을 사려면 이곳에서 하루에 5대뿐인 버스를 타고 재래시장에 가야 합니다.

그마저도 5일장이라 매일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최경순/충남 예산군 주민]
″나 같은 사람은 불편하지. 노인네들 90세 노인네들도 다 그렇고″

[이순자/충남 예산군 주민]
″<소비쿠폰 쓰러 오셨어요 혹시?> 예, 버스 타고 왔어요.″

[김진옥/충남 예산군 주민]
″힘 들어도 와야지 어떡해? 겨우 왔어요. 허리 아파서…″

동네 경제를 살린다며 비수도권 지급액을 높였지만, 농촌이나 재래시장조차 없는 섬, 산간 지역에는 쿠폰을 쓸 곳이 없습니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고려하고 있는데, 쿠폰 사용기한은 11월이면 끝납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