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효정

망루 함께 오르고 몸 기울여 밀담‥'뒷배' 과시

입력 | 2025-09-04 06:07   수정 | 2025-09-0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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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다자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수혜자는 김 위원장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톈안먼 망루 뒤 광장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차가 도착합니다.

귀빈을 맞이하던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이 나타나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에게는 특별히 더 오래 악수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상대방의 팔에 손을 올리는 친근함을 드러냈습니다.

행사를 생중계한 중국 국영방송 CCTV는 행사 내내 한데 뭉쳐 다니는 북·중·러 정상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 왼쪽에 서서 기념 촬영을 했고, 톈안먼 망루로 올라갈 때도 맨 앞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걸었습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은 그 뒤를 따랐습니다.

고도로 연출된 듯한 북·중·러 세 정상의 모습은 중국의 군사력보다 더 깊은 인상을 전 세계에 남겼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소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듯 김 위원장이 단둥을 통과할 때부터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단둥으로 진입하던 시점엔 외신 기자들을 연행하며 김 위원장의 언론 노출을 차단하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베이징역에 도착할 때는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왕이 외교부장 등이 직접 나와 김 위원장을 영접했습니다.

중국 측은 베이징역을 사실상 봉쇄했고 북한 대사관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통제했습니다.

그동안 북한과 소원했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하고 싶어 하는 김정은 위원장을 과시하듯 시진핑 주석의 옆에 세웠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MBC ′뉴스외전′)]
″(중국은) 반미·반트럼프 전선을 보여주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했을 때 뒷배로서 중국 활용, 그런 측면에서 북·중 모두 윈윈하는 모양새다.″

미·중 갈등 속에 몸값이 달라진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다자외교 무대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