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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시도했다 다시 철수

입력 | 2016-10-25 18:13   수정 | 2016-10-25 18:24
25일 고 백남기 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 (압수수색검증영장)의 2차 집행에 나섰던 경찰이 집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영장을 재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오늘 오후 3시 백씨 시신이 있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의 반발로 장례식장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형사 100여 명과 경비병력 9개 중대 등 약 1천 명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투쟁본부와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홍 서장은 투쟁본부 천막에서 투쟁본부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 등과 두 차례에 걸쳐 총 1시간여 동안 면담했지만, 양쪽의 입장이 평행선만 그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부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투쟁본부는 사인이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 없다고 맞선 것. 영장 만료는 이날 24시이지만, 전날 이철성 경찰청장이 야간에는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경찰이 집행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 서장도 현장 브리핑에서 ″투쟁본부가 극렬하게 저항하고 날도 저물어 야간집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불상사가 우려돼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사인의 규명을 위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경찰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이날 영장이 집행되지 않으면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하면 유족과 협의하라는 취지의 단서 조항이 없는 일반적인 영장이 발부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장의 단서 조항에 따라 유족과 협의를 시도했으나 실제 협의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6차례에 걸쳐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고 23일과 이날 두 번에 걸쳐 집행에 나섰다 철수하는 등 ′액션′을 보인 데는 조건이 달린 영장을 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내보이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홍 서장이 ″경찰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고 부검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렸음에도 유족·투쟁본부가 끝내 영장집행을 거부하고 정당한 법집행을 실력으로 저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등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책임은 모두 투쟁본부 쪽에 있다″고 책임을 돌린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투쟁본부도 유족이 협의를 거부하는데도 지속해서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는 데 대해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