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탈레반, 아프간 '여성부' 간판 내리고 '도덕 경찰' 부활

입력 | 2021-09-18 15:57   수정 | 2021-09-18 15:58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과도정부가 전 정부의 여성부를 폐쇄하고 대신 ′도덕 경찰′을 부활시켰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는 현지시간 17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존 여성부 건물의 간판 자리에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 현판을 내걸었습니다.

권선징악부는 지난 1996년부터 2001년 사이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에 도덕 경찰로 활동하며 이슬람 율법으로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습니다.

당시 음악과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습니다.

특히 여성에게는 외출과 취업, 교육 등에 제한이 가해졌습니다.

이번에 여성부가 폐쇄되면서 근무하던 여직원의 출입도 금지됐는데, 이들은 지난 몇 주 동안 업무에 복귀하려고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여직원은 ″내가 홀로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며 직장이 없어졌으니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습니다.

앞서 탈레반 고위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샤리아에 따르면 남녀는 한 지붕 아래 같이 있을 수 없다″며 ″여성이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성 금지가 언론사나 은행 등에도 적용될 것이며, 집 밖에서 남성과 여성의 접촉은 병원 진료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