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미국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 비행에 나섰던 민간인 4명이 사흘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우주선은 섭씨 1천927도의 마찰열을 발생시키는 대기권을 무사히 통과한 뒤,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착수 지점에 가까워지자 우주선은 낙하산을 펼쳐 하강 속도를 시속 24㎞로 늦췄고 곧이어 ′스플래시다운′에 성공했습니다.
착륙 직후 스페이스X 미션 컨트롤팀은 ″여러분의 이번 임무는 우주가 우리 모두를 위한 곳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환호했습니다.
이에 탑승자 중 한 명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우리에게 굉장한 놀이기구였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우주 관광객들의 귀환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했습니다.
AP 통신은 ″우주 관광객 4명이 선구적인 궤도 여행을 안전하게 마쳤다″며 이들은 ″전문 우주 비행사 없이도 우주 공간에서 세계를 일주한 첫 번째 아마추어 승무원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추어 승무원 4명은 38살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과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 대학 과학 강사 시안 프록터, 이라크전 참전용사 크리스 셈브로스키입니다.
이들은 지난 15일 밤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 우주선을 타고 이륙한 뒤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160㎞ 더 높은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사흘 동안 매일 지구를 15바퀴 이상 돌았습니다.
당초 목표 고도는 575㎞였으나 실제로는 585㎞ 지점까지 도달했습니다.
이는 1972년 종료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계획 이후 인류가 도달한 우주 공간 중 가장 먼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은 자동으로 제어되는 우주선 내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고 노래를 듣거나 피자와 샌드위치, 파스타, 양고기로 식사를 하며 여행을 즐겼습니다.
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찍는 방안을 구상 중인 스타 배우 톰 크루즈와 교신하며 우주 체험을 공유했습니다.
지구 귀환 직전에는 셈브로스키가 우주선 내에서 SF 코미디 영화 ′스페이스 볼′을 감상하는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이들은 또 미국 아동 병원과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한 자선 모금 활동을 벌였고 우주 환경이 아마추어 여행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몇 가지 과학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사흘 일정을 마무리한 이들은 ′크루 드래건′을 타고 다시 지구로 하강했습니다.
첫 번째 우주 관광을 무사히 마친 스페이스X는 앞으로 1년에 최대 6차례 관광선을 발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료 고객을 우주 정거장으로 실어나르는 코스의 우주 관광은 벌써 4건 예약이 완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