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카자흐스탄을 30여 년간 사실상 통치해 온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그 가족, 측근 등이 영국 런던에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영국의 부정축재 정치 문제`에서 카자흐스탄 지도층 인사들이 영국에 5억 3천만 파운드, 우리 돈 약 8천600억 원 어치의 부동산 34곳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쓴 존 헤더쇼 엑서터대학 교수는 ″부동산 대부분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일가나 지도층의 고위 측근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딸과 손자가 1천3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실은 이미 지난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영국 국립범죄청은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3건에 대해 자금 출저를 밝히기 위한 절차를 밟았으나 법원에 의해 저지당했습니다.
당시 해당 부동산 구입 자금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티무르 쿨리바예프도 영국 앤드루 왕자의 신혼집을 245억 원에 구매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출신 인사들의 이런 대규모 부동산 매입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원유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은 막대한 부를 자랑하는 거부가 많지만 전체 인구의 5%가 빈곤한 상태일 정도로 빈부격차가 극심합니다.
최근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발생한 격렬한 시위도 `빈자들의 연료`로 불리는 LPG 값이 폭등한 것이 핵심 기폭제였습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줬지만 계속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30여 년간 사실상 카자흐스탄을 통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