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6-26 16:44 수정 | 2022-06-26 16:46
최근 중국이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첨단 구축함과 잠수함 등을 확충하고 민간 선박도 군사용으로 동원할 태세를 갖춰놓고서 미국의 해상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 CNN이 현지시간 25일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최근 진수한 세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항모 못지않게 위협적인 해군 무기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CNN은 중국이 2017년 진수한 1만3천t급 055형 미사일 구축함을 우선 거론하면서 ″많은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해상 전함으로 평가한다″고 전했습니다.
055형 구축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대로라면 순양함으로 분류될 만큼 큰데,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함대공·함대함·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112개의 수직 발사관을 장착했습니다.
중국군은 4월 21일 055형 구축함에서 `항모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YJ-21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3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최소 10척의 055형 구축함을 진수했거나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티모시 히스는 2018년 중국이 055형 두 척을 같은 날 진수하자 ″055형은 특히 정교한 설계와 스텔스 기능, 레이더, 다량의 미사일을 갖췄으며 미국과 일본, 한국이 보유한 대부분의 구축함보다 크고 강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음을 줄여 탐지가 어려운 039형 디젤 잠수함도 위협적입니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를 충전하는 데 필요한 산소 공급을 위해 수시로 수면으로 떠 올라야 해 발각될 위험이 있지만, 039형은 잠항 중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자주 부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처장을 지낸 칼 슈스터 전 해군 대령은 CNN에 ″039형 잠수함은 중국 인근 해역에서 상당한 방어력을 제공하면서 더 먼 해역에서도 미군을 상대할 역량을 갖춘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2021년 의회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17척의 039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3년간 8척을 더 건조할 계획입니다.
사람과 차량 등을 운반하는 페리선은 군함은 아니지만, 알고 보면 무시 못 할 전력이라고 CNN은 소개했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면 수만명의 병력과 장비를 실어나를 대규모 수송선단이 필요한데, 미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이 충분한 수송선을 갖추진 못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신속하게 군사 용도로 전환할 수 있는 민간 페리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민간 페리선 일부를 이 용도로 설계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미 해군 잠수함 함장 출신인 토마스 슈가트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2021년 글에서 ″중국 최대 규모의 페리선 조선사는 2015년에 가장 큰 로로선 중 한 척을 민간용은 물론 군사용으로도 건조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로선은 경사로를 갖춰 차량 스스로 배 위로 이동하고 내릴 수 있는 선박입니다.
슈가트 연구원에 따르면 서해와 남중국해에서 운항하는 민간 페리선 회사들은 이미 중국 해군의 보조 전력으로 편제돼있습니다.
민간 선박을 활용하면 중국 해군의 모든 상륙함을 합친 것보다 3배가 더 많은 배수량을 확보하게 됩니다.
중국은 페리선뿐 아니라 수백 척의 민간 어선을 해상 민병대로 조직해 분쟁 해역에서 타국 선박을 괴롭히거나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이들 선박은 자동 화기로 무장하고 선체를 보강했으며 일반 어선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해상 민병대가 최소 122척에서 최대 174척까지 구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중국 선박 200여척이 필리핀과 영유권 다툼을 하는 남중국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몰려들어 긴장이 고조됐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