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준희

왜 중국은 대만 코앞에서 실탄을 퍼부었나

입력 | 2022-07-31 18:40   수정 | 2022-07-31 19:00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대만과 불과 126km 거리에서 실탄 퍼부은 중국</strong>

어젯밤 중국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총탄과 포탄이 그야말로 비오듯 쏟아지는 장면이었는데요. 새까맣던 밤하늘이 환해질 정도였습니다. 지난 28일 중국 핑탄해사국(平潭海事局)이 공지했던 실탄 사격 훈련입니다.

문제는 사격 훈련을 한 장소가 중국 푸젠성(福建省) 핑탄섬(平潭島)이었다는 겁니다. 대만(타이완) 북부 신주현(新竹縣)과 불과 126km 떨어진 중국-대만 최단거리 수역입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2주째. 중국의 압박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권력서열 3위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strong>

지난 2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소개하는 형태로 ″만약 미국이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중국 군대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계속 대만행을 고집할 경우 무력행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8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을 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지난 29일 겅솽(耿爽) 주 유엔 대표도 안보리 회의에서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不要玩火自焚″(여기서 玩火自焚은 중국어로 읽으면 ′완후워쯔펀′이고 한자로 읽으면 ′완화자분′입니다. <좌씨전>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로, ′불을 가지고 놀다가 자신을 태워 버린다′는 뜻입니다.)

말로만 경고한 것이 아닙니다. 중국은 지난 25~29일 실시된 대만의 연례 군사 훈련, 한광(漢光)훈련 중에 대만 주변 해역에 군함을 보내고 여러 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출격시켰습니다. 30일 있었던 핑탄섬에서의 대규모 실사격 훈련도 그 연장선인 셈입니다.

인민해방군의 공보 담당 조직 웨이보 계정은 창군 95주년 영상을 올리면서 ″전투 대비″라는 다소 섬뜩한 용어까지 썼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중국은 왜 그녀의 대만 방문을 막는가</strong>

중국은 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중국 정치 전문가인 이홍규 교수(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 동서대 캠퍼스아시아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은 대만을 수복되지 않은 자국의 영토라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미국 대통령 유고가 되면 부통령에 이어 승계 서열 2위에 해당되는 그러니까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죠.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방관하게 되면 중국이 주권국가로서 대만을 인정하는 셈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3연임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그대로 둘 경우, 전 세계에 중국은 하나만 존재한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양국이 합의한 개념인데요. 중국이 생각하는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지만, 미국과 대만의 생각은 또 다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미·중 모두 물러서기 힘들다</strong>

중국이 그야말로 배수진을 치면서 펠로시 의장은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9일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는 ″저는 언제나 제 순방 일정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보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고, 31일 출국길에 올린 트위터에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만 행선지로 발표했을 뿐 대만 방문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대만에 가려던 계획을 취소한 걸까요? 하지만 미국 민주당 정권 입장에서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 압박에 굴복했다는 모습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중국 바이두와 웨이보에서는 ″펠로시가 아시아 순방에서 대만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검색어 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입니다.

이래저래 미국도, 중국도 선뜻 물러서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이 끝날 때까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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