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박성원

김정은 "트럼프와 좋은 추억‥비핵화 집념 털면 미국과 못 만날 이유 없어"

입력 | 2025-09-22 06:20   수정 | 2025-09-22 07:1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만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어제(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나는 아직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어 ″우리의 전쟁 억제력은 지금 행사되고 있으며 나는 이 억제력의 제1사명이 상실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일 상실될 때에는 억제력의 제2의 사명이 가동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핵무기의 제1사명인 ′전쟁 억제력′이 상실되면, ′핵 반격′이라는 제2사명이 가동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김 위원장은 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부각하며 한국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어느 하나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될 통일을 우리가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의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 비핵화론′에 대해 ″우리의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