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조희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모욕하는 글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채팅창에 쓴 것은 음란물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최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피고인은 이태원 참사 직후인 2022년 10월 30일 온라인게임 채팅방에서 이태원 참사 여성 희생자들을 상대로 성행위를 하고 싶다는 등의 성적 비하·모욕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2심은 이 발언이 음란한 문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성적 대상화해 비하하고 모욕하는 내용이기는 하다″면서도 ″노골적인 방법으로 남녀의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추모의 대상이 돼야 할 사망자의 유체를 성적 쾌락과 대상에 불과한 것처럼 비하해 인격체로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볼 수 있다″며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