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잠깐 기다려!' 사라진 남성‥'겉옷 훌렁' 각목 들고 오더니

입력 | 2025-08-21 16:11   수정 | 2025-08-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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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주도의 관광 명소인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내부의 한 공원.

대부분 60대에서 70대인 남성 20여 명이 모여 왁자지껄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서 멱살을 잡고 치고받는 등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잠시 뒤, 상의를 반쯤 벗어 배를 드러낸 50대 남성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잠시 뒤 그는 속옷만 입고 팔다리에 문신을 드러낸 채 각목처럼 보이는 둔기를 들고 돌아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막아서자 방망이를 휘두르는 시늉을 하고, 실제로 사람을 내리찍는 듯한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순간 급히 무전을 주고받는 경찰.

즉시 체포 작전이 시작됐고 경찰관 25명이 공원으로 달려갑니다.

[출동 경찰관]
″가만들 있어요, 가만들!″
″돈 빌려서 걸었잖아요!″

그리고 방망이 난동을 부린 남성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노인들까지 무더기로 체포하기 시작합니다.

[출동 경찰관]
″16시 14분, 현행범으로 체포됐어요. 도박 혐의로.″

그간 이 공원에서 상습적으로 윷놀이 도박이 벌어졌는데, 관련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기습 단속에 나선 겁니다.

잠복 중이던 경찰이 윷놀이 도박 장면과 수백만 원에 달하는 판돈이 오가는 장면도 미리 채증했는데, 그사이 폭행 사건까지 벌어진 상황.

이들은 ′도박을 하는데 훈수를 뒀다′는 등 이유로 돈을 잃은 뒤 싸움을 벌이고, 흉기와 둔기로 위협·폭행까지 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현장에서 도박 자금 350여만 원을 압수한 경찰은 도박 혐의로 7명을 입건하고 특수폭행 등 혐의로 2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정복을 입고 다가가면 순식간에 흩어지거나 증거가 인멸되기 일쑤였다″며 ″일주일간 잠복으로 인상착의와 증거를 확보한 뒤 가담자들을 한꺼번에 검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 제공 : 제주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