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박소희

뒤의 분들이 공무원이라고? '노래자랑' 구청장에 경악

입력 | 2025-11-13 18:54   수정 | 2025-11-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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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릅니다.

<i> ″바람 부는 갈대 숲을 지나~″ </i>

그 뒤로는 선글라스에 응원용 수술을 흔드는 여성들이 나란히 서서 춤을 춥니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 남성은 광주광역시의 문인 북구청장.

지난 6일 자신의 지역에서 녹화된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 여성 공무원들을 자신의 백댄서처럼 동원한 장면입니다.

이날 문 구청장은 행사 도중 트로트 곡을 부르며 무대에 올랐고, 여성 국·과장급 공무원 8명이 동원됐습니다.

평일이었던 날, 공무와 무관한 일에 직원들을 동원한 것도 문제지만 그 이후 북구청의 해명도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광주 북구청은 ″사전에 간부급 공무원들의 자발적 신청을 통해 무대 참여자를 모집했다″면서 ″흥과 박자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여성 간부들이 무대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10명이 연습에 참여했지만 안전상 우려로 제작진이 만류해 8명만 무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지어 무대에 선 공무원들은 ′공무 수행′으로 출장 처리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전국노래자랑 녹화 행사 참석′을 이유로 오전에 출장 결재를 받고 오후 4시 이후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여한 공무원들은 ″지역 홍보와 구청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백댄서 활동을 ′직무 관련 공적 업무′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동원된 공무원이 전부 여성이었다는 점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부족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손혜진 북구 의원은 ″자발적 참여라 하더라도 젠더 감수성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인 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성 간부만 참여한 것에 대한 우려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출장 신청은 직원들의 개별적 판단이었고, 또 사전 연습을 하거나 출장비를 지급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