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성원

쿠팡, '셀프조사' 비판에도 미 증권위에 "3천 건만 유출" 공시

입력 | 2025-12-31 08:28   수정 | 2025-12-31 09:49
쿠팡이 한국 정부와 상의 없이 발표했던 이른바 ′셀프 조사′ 결과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그대로 공시했습니다.

현지시간 3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고객 계정 3천300만 건에 대한 접근이 있었으나 범인은 약 3천 건의 제한된 데이터만을 저장했다″며 ″해당 데이터는 제3자와 공유되지 않은 채 삭제됐다″고 신고했습니다.

이는 쿠팡이 지난 25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와 동일한 내용으로, 국내 수사기관의 검증을 받지 않은 테이터입니다.

앞서 ′쿠팡 사태 범정부 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와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것이라며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쿠팡은 또 공시 서류에 조사 결과가 수사기관이나 제3자가 아니라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고, 한국 정부의 입장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당 조사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정부와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였다는 지난 26일 해명 보도자료의 번역본을 첨부했습니다.

이처럼 쿠팡이 한국 정부의 반박에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내용의 공시를 강행한 것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의 주가 하락을 막고, 공시 지연에 따른 집단소송 등을 방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