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지연.혈연.학연 국회의원 선출에 기준 되는 정치문화 문제점[김동섭]

입력 | 1996-02-07   수정 | 199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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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혈연.학연 국회의원 선출에 기준 되는 정치문화 문제점]

● 앵커: 다음세대에는 우리의 지금 이 후진문화를 넘겨주지 맙시다.

오늘은 지연 혈연 그리고 학연이 각 지역 국회의원 선출에 잣대가 되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김동섭 기자입니다.

● 기자: 이번 총선은 여야가 이념이나 노선, 인적 구성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연고지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우려됩니다.

실제로 각 지역마다 자기지역 출신이 아니면 표를 안찍어 주겠다는 소 지역 주의가 팽배해 있으며 친목모임인 향우회도 최근 들어선 정치조직으로 변질돼 부쩍 목소리를 높히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김현수 청주시장이 향우회에 참석해 자민련 후보를 모조리 당선시키자는 발언을 했다가 선거법위반혐의로 오늘 검찰에 소환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지연 뿐만 아니라 학연도 과거에 비해서 오히려 더 중시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한국당의 경우 경남고 출신의 한 후보를 부산고등학교가 있는 부산 중동구에 공천하려다 본인이 이 지역의 부산고 학맥이 워낙 세다는 이유로 발을 빼 결국 출마지역이 바뀌었습니다.

모 고등학교 출신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충북의 한 지역에서는이 학교 출신의 한 후보가 평소 동창회에 밉보여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습니다.

● 박재창 교수 (숙명여대): 외국의 경우에는 후보자가 약속한 정책이나 그가 소속돼 있는 정당의 정책을 기준으로 투표에 임하기 때문에 어느 학교 출신이냐는 따지지 않습니다.

● 기자: 전국적인 인구 이동에도 불구하고 혈연을 중시하는 선거풍습은 여전합니다.

특히 영호남 일부지역에서는 종친회가 국회의원을 낙점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씨족주의가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대결이란 한낱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후진국형 연고주의를 벗어 던지느냐 못하느냐는 정치권의 책임인 동시에 유권자의 몫입니다.

MBC 뉴스, 김동섭입니다.

(김동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