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서울 구정고등학교 학생 35명, 내신산출 불만 자퇴[이진호]
입력 | 1996-02-28 수정 | 1996-02-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서울 구정고등학교 학생 35명, 내신산출 불만 자퇴]
● 앵커: 다음달이면 고3이 되는 서울 구정고등학교의 여자 이과반 학생 35명 전원이 어제 집단으로 자퇴서를 냈습니다.
남자반과 여자반을 분리해 성적을 산출하는 내신산정 방식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이유입니다.
이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 12일 내신 성적 산출방식의 변경을 요구하며 심야에 학부모들과 교장실에서 농성을 벌였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정고등학교 2학년 여자 이과반 학생 35명은 급기야는 어제 집단으로 자퇴서를 냈습니다.
자퇴서를 낸 여학생들은 남학생에 비해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끼리 내신 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퇴서를 낸 여학생들은 예를들어 여자 반에서 내신 3등급인 학생이 남녀를 합쳐 이과 전체의 석차를 내면 많은 남학생을 제치고 1등급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이유로 자퇴서를 낸 여학생들은 남학생들과 구별 없이 전체 석차를 내자고 주장합니다.
● 원희식氏 (자퇴제출 학생 학부모): 남학생은 290명이고 여학생이 지금 35명이 남아있는데35명중에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남학생들이 이 35명이 자기네 그룹에 끼면은 자기네들이 밀려난다고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 기자: 하지만 남학생들은 이같은 여학생들의 주장이 좀 열등한 다른 학교와 통합돼 자신의 내신 성적을 올리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합니다.
● 김동윤 (남학생 학부모): 본인들이 2학년초에 선택한 사항을 이제와서 자기들이 분리하다고 해서 이 시점에서 합반을 해서 계산을 하자는 것은 너무나 자기네들의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현재 교육부의 내신관리 지침에는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의해 남학생과 여학생을 별개의 계열로 인정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여학생들은 이러한 조항이 성차별을 초래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하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항의시위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학교측은 오는 4월 학교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성적 산출 방식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어 구정고 파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이진호입니다.
(이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