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백지연

로스엔젤레스 흑인 폭동 발생 4년, LA 코리아 타운 표정[박영선]

입력 | 1996-04-29   수정 | 199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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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폭동 4년]

● 앵커: 오늘로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이 일어난 지 만 4년이 됐습니다.

당시에 잿더미가 되다시피한 LA의 코리아타운은 이제 완전히 복구돼서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박영선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특파원: 1992년 4월 사흘간 계속된 폭동은 LA 한인들의 꿈을 앗아가면서 코리아타운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재산피해만 우리 돈으로 약4천억 원, 한인들은 그러나 그때의 상처를 딛고 서서히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 LA 한인타운 중심가는 4년 전 흑인 폭동 때 완전히 불타버린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새 단장돼서 활기를 다시 찾고 있습니다.

● 한기호氏(슈퍼마켓 매니저): 대부분 사람들이 융자받고 해서 전보다 많이 새로운 비지니스 오픈하고 그래서 코리아타운 경기가 폭동 때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거 같아요.

● 특파원: 가게 규모도 과거의 구멍가게에서 대형화, 전문화 돼가는 추세를 보이고 폭락세가 지속되던 부동산도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물론 상처가 말끔히 치유된 것은 아닙니다.

일부지역은 상점은 복구됐지만 사람은 떠나버렸습니다.

"한국 사람들 장사 안 된다고 다들 나갔지, 우리만 남았어요"

"집 비워놓고 도망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4.29 폭동은 한인들에게는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악몽의 순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떠 있는 섬처럼 고립돼 있었던 한국 이민사회가 이 사건을 통해서 흑인 등, 다른 소수민족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갈등극복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MBC뉴스 박영선입니다.

(박영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