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조정민,김은주
어린이들 놀 곳 없다[이효동]
입력 | 1996-05-04 수정 | 199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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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놀 곳 없다]
● 앵커: 내일 어린이 날입니다.
어린 새싹들이 밝고 건강하게자라는 것이 모든 부모의 소망이겠습니다만은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정작 어린이들에게 어떤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지 먼저 이효동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어린이들이 집 밖을 나서서 만나는 세상, 그곳은 늘 시끄럽고 위험하고 차갑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부근, 비가 내린오늘 지하철 공사 때문에 인도가 절반이상 좁아지고 길이 패여 아이들은 마치곡예하듯 학교를 오가야 합니다.
학교앞 골목길이라 차가 다닐 수 없게 돼 있지만 무심한 어른들에게 이 규정은 있으나마나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푯말은 그저 시커먼 매연에 그을린채 덩그렇게 걸려있을 뿐입니다.
● 초등학생: 차가 너무 많이 다녀서요 겁도 나구요, 다칠거 같애요.
● 기자: 아파트 놀이터는 마지못해 만들어 놓은듯 재미있게 놀만한 시설이 없어 어린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6∼7세 아이들의 놀이대상을 조사한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놀이터를 놀이장소로 이용하는 아이들은 5명중 1명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 이기숙 교수 (이대 유아교육학과): 실제적으로 아이들이 나가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고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조차도 지금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기자: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아이들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맞벌이 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탁아방이나 놀이방에 맡겨져 흙냄새 대신 시멘트의 냉기에 더 익숙해져갈 뿐입니다.
● 김계월氏: 아이가 이 좁은 공간에서 하루종일 갇혀 있는거 보다는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놀이터가 있었으면은 마음놓고 놀 수 있겠어요.
● 기자: 해처럼 높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그러나 우리 푸른 새싹들, 그들이 자랄 텃밭은 갈수록 매말라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효동입니다.
(이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