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조정민,김은주

[카메라 출동]가출한 십대들 탈선지대, 서울 화양동 유흥가[박상후]

입력 | 1996-06-02   수정 | 199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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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10대 해방구 화양동]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건 간에 유흥가가 있게 마련이지만 미성년자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은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유흥가는 집나간 10대들의 탈선지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관할경찰과 구청의 형식적인 단속이 지난 5년 동안 화양동을 이 모양으로 바꾸어 놓았음은 물론입니 다.

박상후 기자가 화양동을 고발합니다.

● 기자: 아침 6시, 서울 광진구 화양동, 속칭 카페골목.

취재진의 차량이 지나가자 보름 만에 집나간 딸을 가까스로 찾은 어머니가 울부짖습니다.

● 인터뷰: 이럴 수가 없어요, 정말...

딸은 겨우 15살, 파마한 머리에 짙은 화장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한둘이 아니에요, 여기 화양리.

여기는요 고등학생도 없어요.

거의 중학교 애들이지.

이런 걸 이렇게 놔둔다는 것 자체가 정말 안 살고 싶어요.

● 기자: 야간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인 화양리 카페골목.

7백여m가량 되는 소방도로 양쪽으로 락카페를 비롯한 각종 주점과 음란비디오방, 사창가가 밀집해 있습니다.

이 골목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호객행위를 하는 속칭 삐끼들과 10대 청소년들뿐, 성인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 기자: 애들이 몇 살인데?

● 삐끼1: 중학생이라니까요.

● 삐끼2: 중학생 너무 나빠요, 안돼요.

차라리 고등학생이 낫지.

형네들이 보셔가지고 판단해요

● 기자: 손님을 서로 끌려고 10대 남녀 삐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밤12시, 경찰 순찰차가 지나가자마자 잠시 불이 꺼졌던 사창가는 다시 활기를 띱니다.

새벽3시, 대로변의 무허가 락카페.

불은 꺼졌지만 삐끼들의 안내로 10대 청소년들이 버젓이 안으로 들어갑니다.

새벽, 락카페에서 나온 청소년들이 찾는 다음 행선지는 혼숙까지 벌어지는 비디오방.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의 온갖 탈선이 벌어지고 있는 화양동 유흥가.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주택가와 연결돼있다는 점입니다.

● 김충만씨(화양동 주민): 나이어린 사람들이 너무나 술을 먹고 흥청흥청 하는걸 많이 꼴을 보니까 우리아이들을 밖에 내보낼 수도 없고, 땅값도 집값도 떨어지니까...

● 기자: 그렇다면 관할 경찰서는 단속을 제대로 했는가.

● 화양 파출소 직원: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안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럼 오늘도 하고 있나 안하고 있나 당연히 봐줘야 되는 거 아녜요?

우리 근무 날 했으면 아는데, 우리 근무 날 안했으면 또 모르잖아요.

● 기자: 경찰이 단속했다던 한 업소는 바로 다음날 새벽에도 여전히 미성년자들이 드나들며 불법영업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단속은 구청도 마찬가지.

음란퇴폐영업, 미성년자 주류제공, 도박단속의 건수는 전혀 없습니다.

심야불법 영업단속은 반년이 다되도록 3건에 불과합니다.

보다 못한 주민들과 일반 상인들은 거리 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 김경영(화양상가 번영회장):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번영회로, 그리고 그런 동네로 만들 각오가 돼있습니다.

● 기자: 청소년 선도에 무관심한 학교, 애정 없는 가정, 부도덕한 어른들, 그리고 야간업소와 밀착한 경찰관들이 만든 음습한 토양 속에 청소년 탈선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화양리 근거지 다 폐지시켜야 돼요

● 기자: 카메라 출동 입니다.

화양동 이외에도 돈암동과 가리봉동, 천호동 유흥가 일대들도 서울의 대표적인 10대 탈선지역 입니다.

(박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