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김은주

숨진 무장 공비 11명 부검 결과 AK 소총으로 사살 추정[김상수]

입력 | 1996-09-19   수정 | 199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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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사살 된 듯]

● 앵커: 어쨌든 용어을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숨진 채 발견된 무장공비 11명이 숨진 경위에 대한 해석이 지금 분분합니다.

군 당국은 당초 조장으로 보이는 1명이 나머지 10명을 사살한 뒤에 자신도 자살할 것으로 추정을 했습니다마는 오늘 사체 부검 결과, 이들은 AK 소총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기자: 11명의 무장간첩이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는 10명이 숲 쪽으로 머리를 나란히 향하고 있고 1명은 이들과 1m쯤 떨어져서 머리를 반대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군 당국은 현장 상황으로 미루어 조장으로 보이는 간첩이 권총으로 10명을 차례로 사살한 뒤에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시체에 대한 부검 결과 이 추정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양호 국방장관은 오늘 국회에서 이들은 AK소총에 의해 사살됐다고 말했습니다.

즉 제 3의 간첩이 AK소총으로 이들을 사살한 뒤 도주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사살됐을까?

사살된 간첩들은 잠수함을 움직이는 승조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특수 침투조 간첩들이 임무수행에 거추장스러운 이들 승조원을 사살하고 도주했다는 것입니다.

승조원인 이광수가 대열을 이탈해 혼자서 행동하다 체포된 걸로 미루어 그가 이탈한데 대한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분란 끝에 이들이 문책성 사살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였건 사살당시 이들은 반항한 흔적이 없습니다.

● 박중건(강동면 임곡리): 8시 25분께 총소리가 날 때는 한 7방, 3발은 거듭 나고 나머지 한 6발은 그냥 땅땅 소리가 났단 말이예요.

● 기자: 총소리가 한발씩 들렸다는 박氏의 말대로라면 사살당한간첩들은 옆의 동료가 차례로 사살되는 동안 일체 반항하지 않고 자기의 죽음을 기다렸습니다.

철저한 이데올로기 교육에 젖은 그들의 섬뜩한 모습입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