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조정민,이주연

[카메라 출동]기차의 불편한 시설과 위생상태 불량[문호철]

입력 | 1996-09-08   수정 | 199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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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불편…세균…불친절]

● 앵커: 카메라 출동입니다.

곧 다가올 추석 때 면은 또 한 차례 민족대이동이 시작되고 고속도로 체증이 끔찍한 분들은 열차편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열차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이처럼 달라지면서 철도청은 고객 중심의 일류철도를 지향하고 있지만은 카메라 출동이 열차 구석구석을 점검해 본 결과는 아직도 일류 문턱 조차 가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문호철 기자의 고발입니다.

● 기자: 지난 주말 경춘선 통일호와 장항선 무궁화호 열차.

공간이라는 공간은 모두 사람들로 꽉 차 있습니다.

● 승객: 여기도 좁고, 출구도 좁고 그리고 앉았다가 화장실한번 가려면 굉장히 불편하죠.

여기 사람들 쫙 서 있는데 뚫고 가려면...

● 기자: 손잡이도 하나 없는데다 판매원마저 비좁은 틈을 뚫고 장사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좌석승객 보다 더 많은 입석승객을 태우다 보니 승객은 앉으나 서나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승객: 불편하죠, 사람이 많으니까.

자기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작아지잖아요.

지금 이 경우도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 미국인: 자리가 좀 더 있으면 좋겠어요.

자리가 부족합니다.

● 기자: 또 역은 승객이 몰릴 경우 입석이 매진되더라도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편법으로 입석을 팔고 있습니다.

● 영등포역 여객과장: 원칙은 못 팔게 돼 있습니다.

● 기자: 입석요금은 좌석요금의 90%나 돼 팔기만 하면 좌석 못지않은 수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좌석하고 입석하고 요금이 반 정도는 차이나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장항선 무궁화호 여객전무: 반요?.

● 기자: 또 다른 문제는 돈을 더 내고도 오히려 나쁜 서비스를 받는 것, 요금이 통일호보다 두배 가까이 더 비싼 무궁화호.

색깔만 달랐지 좌석이나 시설은 똑같습니다.

● 무궁화호 승객: 이게 보니까 통일호 칸 이예요.

"이것은 무궁화호인데요?" 예, 말은 무궁화호인데 통일호 칸 이예요, 실제.

● 무궁화호 승객: 편하게 가기 위해서 비싼 가격을 내고 타는 건데.

통일호랑 똑같으니까.

"요금이 거의 두 배정도 차이 나는 데요 그러면 시설도 차이나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소비자 차원에서?

● 경춘선 무궁화호 여객전무: 그렇죠, 소비자 입장에서.

그렇지만 우리나라 철도현실이 투자를 별로 안하다보니까 이렇게 됐습니다.

● 기자: 통로의 발판까지 고장 나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습니다.

● 열차 승객: 의자가 체형에 맞게 설계가 안 돼 있으니까 허리가 많이 아프잖아요.

이것은 과거에 설계한 그대로 열차가 지금도 운행하니까.

● 기자: 우리나라 철도열차 객실 안입니다.

이곳에 있는 좌석은 승객에게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또 실내공기는 얼마나 깨끗한지 실험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운행열차의 40%를 차지하는 통일호 열차, 표준체형의 한국 사람이 편하게 느끼는 넓이는 55cm이지만 열차의자는 이 보다 11cm나 좁습니다.

등받이 각도는 90도에 가깝습니다.

● 이종서 박사(삼성의료원): 직각으로 앉았을 경우에는 디스크 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인한 요통이 올 수가 있고, 장시간 앉아서 누적이 됐을 경우에는 심한 경우 디스크까지 유발될 확률이 있습니다.

● 기자: 좌석에 앉았을 때 신체가 받는 압력을 측정했습니다.

● 박세진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인체공학팀): 좌판(좌석 앉는 부분)의 앞부분이 너무 단단하게 돼있기 때문에 허리, 허벅지 부분에 압박이 너무 많이 가해져 장시간 여행 시 상당히 피로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 기자: 열차 실내의 위생상태도 엉망입니다.

운행 중인 열차의 실내공기와 좌석을 조사한 결과, 무궁화호 객차 실내에서는 세균이 보통사무실의 10배 가까이 나왔습니다.

좌석에는 일반 사무실의 13배를 넘는 곰팡이가 살고 있고 이것이 객차 특유의 쾌쾌한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일류철도를 부르짖지만 어디에서도 일류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문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