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학앵커: 조정민,이주연

러시아,거머리 이용 고혈압 치료[선동규]

입력 | 1996-09-08   수정 | 199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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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 고혈압 치료]

● 앵커: 다음 순서입니다.

여름철에 논이나 웅덩이에 들어가 보면은 다리에 달라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바로 이 거머리가 고혈압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뛰어나다고 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선동규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기자: 징그럽게 생긴 거머리 두 마리가 고혈압 환자인 할머니의 가슴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고 있습니다.

실컷 피를 빨아먹은 거머리를 떼어냈더니 혈압이 올라 뒷골이 띵하고 숨이 가빴다던 할머니는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 고혈압 환자: 거머리를 떼고 나면 정말 혈압이 떨어지고 굉장히 편안해진다.

● 기자: 모스크바에서는 현재 상당수의 병원들이 이런식으로 고혈압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거머리 치료의 개략적인 원리는 이렇습니다.

즉 거머리가 살갗을 뚫고 빨대를 꽂아 피를 빨아 먹는 동안 거머리 침 속에 들어있는 히루딘이라는 성분이 사람 몸속으로 침투됩니다.

바로 이 히루딘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 비나 그라도바 의사: 화학적으로 만든 약보다 효과가 훨씬 좋고, 반면 부작용은 전혀 없다.

● 기자: 치료용 거머리는 대량으로 사육이 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이 사육장도 1년에 약 150만 마리의 거머리를 생산해서 전국의 각 병원과 약국에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러시아의 전통 민간요법 이였던 고혈압의 거머리 치료법이 지금도 현대의술을 다루는 병원에서 성행하고 있고 이를 위해 거머리가 대량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롭습니다.

(선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