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김은주
[카메라 출동]건강보조식품 만병통치약으로 판 업자 고발[정상원]
입력 | 1996-11-08 수정 | 199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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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건강보조식품 만병통치약으로 판 업자 고발]
● 앵커: 오늘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은 무료 경로잔치를 해준다며 노인들을 모은 뒤에 건강 보조식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파는 업자들을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이 얄팍한 상술장치에는 인기 연예인까지 동원이 되고 있습니다.
● 기자: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공터, 누구나 알 수 있는 인기 연예인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무료 경로잔치입니다.
이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천막 안에는 수 백명의 노인들이 발 디딜틈없이 가득차 있습니다.
사회자가 나와 노인들에게 만담으로 흥을 돋운 뒤 인기연예인 한명을 소개합니다.
● 사회자: 힘찬 박수 주세요.
송 해氏를 소개합니다.
● 기자: 코메디언 송 해氏가 노래자랑을 위해 왔다며 노인들과노래를 부르는 것도 잠시 뿐, 웃옷까지 벗어던진 송氏는 갑자기 건강 강의를 시작합니다.
● 송 해氏: 사람이란 혈생혈사-피 때문에 살고 피 때문에 죽는다.
백번 얘기해도 소용없고 난 경험자니까 마지막으로 보증 설려고 여기 왔어요.
● 기자: 그리고는 오늘 행사의 목적이 어디 있는지를 확연히 드러냅니다.
● 송 해氏: 영두원이라는 거 아무데나 없어요.
약국에도 없고, 한약방에도 없어요.
연예계에서도 제가 사정해서 공급받습니다.
● 기자: 송氏가 30여분간 제품선전을 하고 사라지자 사회자가 다시 나타나 제품 판매를 시작합니다.
● 사회자: 몇통 없는거 오늘로 마지막 드리고 가는겁니다.
필요하신 분들.
● 기자: 판매원인 듯한 젊은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천막안을 부지런히 헤집고 다니고 사회자도 제품을 사라고 쉴새 없이 떠들어 노인들의 혼을 빼놓습니다.
불과 10여분 사이에 제품을 산 노인은 무려 4∼50명.
● 노인: 비싼 약인줄 알면서 샀어요.
(송해씨가) 좋다니까 샀는데요.
● 노인: 나는 아픈 사람이니까 이거라도 먹으면 나을까하고 산거지요.
● 기자: 그러나 만병통치약인양 선전한 제품을 뜯어보니 약이 아니라 보통 마시는 차종류였습니다.
이들은 또 관할구청의 판매허가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구청장을 만나 허락을 받았다는 송氏의 말 역시 거짓말이었습니다.
● 이종영氏 (중랑구청장 비서실장): 허락한 사실도 모르고 왔다는 얘기도 못 들었고.
● 기자: 더우기 송氏 자신도 제품을 써보지 않았고 약효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 송 해氏: 이런 건 내용은 모르고.
● 기자: 판매업자들은 이렇게 노인들을 현혹시켜 8만원 짜리 제품을 26만원에 팔았습니다.
무려 4배에 가까운 폭리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사업에 뛰어든 업자가 자신들만이 아니며 이들 대부분은 폭력배와 결탁돼 있다고 말합니다.
● 판매업자: 이 계통이 전국에 101군데 있다.
이권이 있어서 그렇다.
● 기자: 이에 대해 송 해氏는 옛날 악극단 시절 선후배들의 부탁으로 경로잔치인줄만 알고 갔다고 설명하면서도 제품선전까지 한 배경에 대해서는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 송 해氏: 우리 연예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는게 사실 취약해요, 힘이 없습니다.
● 기자: 카메라출동입니다.
(정상원 기자)